해·공군 C4I체계 개발사업 왜 늦어지나

 지난 6월 사업자를 선정한 올해 국방 지휘전장관리분야의 최대 정보화 프로젝트인 ‘해·공군 전술 지휘통제자동화(C4I)체계 개발사업’의 착수가 지연되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 6월 중순 해·공군 전술 C4I체계 개발 프로젝트의 사업자 쌍용정보통신 컨소시엄 및 포스데이타 컨소시엄을 최종 선정한 뒤, 지금까지 이들 사업자와 정식계약 체결을 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군 전략증강분야 핵심 정보화사업인 해·공군 C4I 개발사업의 착수시기가 당초 일정보다 두 달 이상 지연되면서 사업일정 차질과 함께 사업자들의 손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황= 해군과 공군은 지난 6월 중순 쌍용정보통신 컨소시엄(LG CNS·대우정보시스템), 포스데이타 컨소시엄(삼성SDS·KCC정보통신)을 각각 전술 C4I체계 개발 사업자로 선정한 뒤 국방부에 사업집행승인 요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방부는 그러나 현재까지 장관의 최종 집행승인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적으로 국방 정보화사업은 사업자 선정 이후 협상을 거쳐 정식 계약체결까지 한 달여 가량이 소요 되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사업은 일정이 크게 지연되고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 국방부가 지난 5월 중순 개정한 규정에 따르면 해·공군 전술 C4I체계 개발사업은 국방부 차관을 의장으로 하는 전력투자사업심의위원회에서 위원들간 심의를 거쳐 승인이 나면 정식 계약체결을 맺을 수 있도록 돼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번 해·공군 C4I체계 개발사업의 심의를 위한 위원회가 열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배경 및 전망= 해·공군 C4I사업착수가 지연되고 있는 배경에 대해 업계에서는 국방부가 해·공군 전술 C4I체계 개발사업의 범위와 예산에 대한 재조정을 고려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해군 및 공군측은 이와 관련 “국방부에서 효율적이고 성공적인 사업수행을 위해 사업범위와 예산 재검토 등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며 “따라서 현 상태로서는 이 달 내 사업집행승인과 정식 계약을 장담할 수 없다”고 전했다. 또한 “국방부의 사업 재심의 결과에 따라 사업비가 당초 예가보다 더 깎일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국방부는 해·공군 C4I 체계개발 과정에서 육군 C4I체계 사업에서 이미 개발되거나 획득한 소프트웨어 및 기술들을 채택함으로써 사업중복과 예산낭비를 최대한 배제한다는 방침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사업예산의 경우, 해군과 공군은 각각 쌍용정보통신, 포스데이타 측과 협상을 벌여 사업비를 420억원(예가 501억원) 및 506억원(예가 577억원) 규모로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지난 6월 사업자 선정 이전에 국방부 장관이 해·공군 C4I체계 개발사업에 대한 참모총장의 보고를 받고 심층적인 검토를 거쳐 승인했기 때문에 이번 사업에 대한 재조정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기도 하다.

 이처럼 계약이 상당기간 지연되면서 쌍용정보통신컨소시엄과 포스데이타컨소시엄은 전담 인원을 뽑아 놓고도 사업에 착수하지 못해 속앓이를 하고 있다.

 해·공군 C4I 사업에 선정된 SI업체들의 국방담당 임원은 “당초 일정을 넘겨 두 달이 지나도록 아직까지 정식 계약을 하지 못해 전담인원을 뽑아 놓고도 일손을 놓고 있다”며 “9월 이내 계약체결과 함께 사업착수가 이뤄지지 않으면 비용 손실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측은 “현재 사업집행승인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는 상태”라면서 “이달 중순 이후 위원회를 개최해 관련 부서의 보고를 받고 사업 심의를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