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별 단자함까지 광케이블이 가설된 건물에 대해 초고속정보통신건물 ‘특등급’을 부여하는 방안이 마련된다. 또 최근 급격한 기술발전 추세를 고려해 사실상 실효성이 사라진 초고속정보통신건물 준3등급 인증심사기준은 폐지 되는 방향으로 인증업무지침을 바꾼다.
정보통신부는 최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초고속정보통신건물 인증제도 개정안’을 마련하고, 오늘 한국전산원 강당에서 공청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미래 디지털홈 환경을 겨냥한 특등급 인증 신설과 인증제도의 현실성·효율성을 대폭 강화한 게 특징이다. 그동안 누차 지적돼온 제도상의 미비점을 보완하고 건설·통신·공사·장비 업체들을 대상으로 포괄적인 의견수렴을 거쳤다는 게 정통부의 설명이다.
◇개요와 기대효과=개정안의 핵심은 △가정내 광대역 통신망(FTTH) 구축 △사업자간 공정경쟁을 통한 이용자 편익향상 △인증심사 제도의 현실화 등이다. 최근 서울시가 개정 조례를 통해 신축 아파트의 경우 40년이 흘러야 재건축을 허용키로 함으로써, 앞으로는 통신 인프라를 비롯해 어떤 설비도 쉽게 뜯어고치기 힘들다.개정안이 강조한 특등급 신설은 10년, 20년을 내다보는 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디지털홈의 광대역 통신 인프라를 조성하기 위해서다.
정통부 이재형 사무관은 “향후 아파트의 신축·재건축이 어려운데 비해 정보통신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한다”면서 “개정 인증제도를 통해 신축 아파트에 대해서는 특등급 인증을 우선적으로 받도록 적극 독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업자간 경쟁을 활성화함으로써 이용자들의 편익을 보다 끌어올리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인증제도 개정안은 지금까지 특정 아파트 단지에는 단일 통신서비스 사업자밖에 진입할 수 없었던 기술적 한계를 풀도록 했다. 이를 위해 1등급 아파트의 구내간선계(구내통신실∼동단자함)에 설치하는 광케이블 수량을 기존 2회선에서 4개 회선 이상으로 늘렸다. 동단자함에 광분배반(FDF) 설치를 의무화함으로써 사업자가 바뀌더라도 쉽게 설비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초고속건물인증제도 개정안 전담팀(TTA 산하) 서태석 의장은 “그동안 배선설비 부족이라는 현실적인 난관 때문에 사업자간 경쟁이 저해되고 이로 인해 소비자 편익이 침해됐었다”면서 “개정 인증제도는 초고속통신서비스 활성화에 촉매제 구실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각 세대의 통신선로 인출구수를 늘리도록 한 것도 사용자 편리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다. 인증심사 과정의 행정편의적인 요소를 상당부분 해소한 점도 진전된 대목이다. 건축업체들의 인증심사에 필요한 민원절차를 간소화하는 한편, 통신설비 성능측정도 보다 용이하도록 했다.
◇남은 과제는=이번 인증제도 개정안을 통해 향후 디지털홈 환경의 기초는 마련했지만, 권장과 의무화를 병행하고 있어 제도가 제대로 뿌리를 내리게 하는 게 가장 큰 숙제다. 이를 위해 정통부는 진일보한 형태의 디지털홈 인증제도 연구작업에도 착수, 추가 보완을 진행중이다.
실제 다양한 건물환경에 인증제도를 적용할 수 있도록 건축업체와 사업자들에게 융통성 있는 기준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점도 과제다. 서 의장은 “개정 인증제도의 정착을 위해 자세한 설명서를 만들어 사업자들에게 배포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정통부는 이번 공청회에서 개정안에 대한 폭넓게 의견을 수렴한 뒤 이달 중 개정안을 확정, 내년 1월부터 본격 시행할 계획이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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