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商議 정보화 `급피치`

65곳중 80%이상이 ERP 도입

진주상공회의소 박수현 부장(45). 진주상의에서만 20년째 근무해온 그는 최근 정보화 혜택을 누구보다 실감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구현에 들어가 올 초 본격 가동한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의 도움으로 날마다 반복하던 단조로운 수작업을 크게 덜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단적으로 지난해까지만 해도 하루 수 차례 끊으며 그의 책상을 어지럽혔던 전표들을 더 이상 찾아 볼 수 없게 됐다. 여기에 한 달에 수건씩 발생했던 크고 작은 전산 및 서류 오류도 자취를 감춰가고 있다.

박 부장은 “ERP를 이용하기 전과 후의 근무환경이 너무 많이 바뀌었다”며 “정보화가 무엇인지, 그리고 왜 정보화를 해야 하는지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 65개 지역 상공회의소가 ERP 구축을 통해 지역정보화의 중심 집단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박용성 회장이 지난 2000년 5월 취임사를 통해 “굴뚝 산업에 정보화의 날개를 달자”고 선언한지 3년 여가 지난 후의 변화다.

 최근 ERP를 도입했거나 현재 이를 구현하기 위한 과정을 밟고 있는 지역상공회의소는 65개소 가운데 80% 이상인 54개. 나머지 11개 상공회의소도 이르면 연내 컨설팅을 통해 구현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중소기업용 ERP를 직접 개발해 보급하고 있는 대한상의는 ERP 시스템의 효과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정보화사업본부 최선규 본부장은 “ERP 시스템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며 “우리나라 기업들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정보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한상의는 지역 상의가 ERP를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애플리케이션임대서비스(ASP) 방식을 채택했다. 여기에 지역 상의가 회원사 관리 및 회계 작업이 주된 업무인 것을 감안해 기존 민간업체를 위해 개발된 ERP를 1년여의 기간을 투입해 커스터마이징하는 과정을 밟았다.

 이를 통해 개발된 ERP는 크게 회원관리·재무/회계·인사/급여·고용/산재·학사 등의 모듈로 구성돼 있으며 지역 상의는 이를 선별해 채택하도록 하고 있다. 상의는 지역에서 ERP 구축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적극 활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정보화 우수상 제도’를 도입, ERP를 적극 활용하는 우수 지역상의를 표창하고 있다.

대한상의는 내년부터는 ERP 구축에 따른 효과를 분석할 예정이다. 최선규 본부장은 “대부분의 상의에서 여유인력이 발생하는 등 상당한 효과를 보고 있다”며 “앞으로 (ERP 도입으로 인한) 효과분석 결과를 민간업체뿐만 아니라 정부와 공기업 등에도 적극 알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