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관 부처별로 추진될 정부의 2004년도 중소기업 정보화지원 정책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전반적으로는 ‘정보화 확산 정책에서 실질적 성과 도출 중심으로의 전환’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는 특징이다. 이를 위해 산업자원부, 정보통신부, 중소기업청 등 유관 부처는 내년도 사업 방향을 ‘중기 정보화사업과 기반인프라 구축사업간 연계’ ‘중기 정보화사업간 연계’ 등 사업간 연계를 바탕으로 한 실질적 효과창출에 두고 있다.
이에따라 대·중소기업간 정보화 격차 해소와 중소기업 IT화를 통한 전 산업의 효과적 연계를 목적으로 추진되는 중소기업 정보화지원사업은 내년부터 단순한 지원 차원을 넘어 국가 정보화 전략과 실질적으로 연계 운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함께 내년부터는 부처별 정책대결의 성격도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여 관련사업의 파급효과는 향후 중소기업 정보화정책의 주도권 싸움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전망이다.
◇산업자원부=내년도 산자부 중기IT화 사업의 큰 방향은 ‘기업 내부정보화에서 기업간 정보화’로의 전략적인 지원역량 이동이다. 이는 ‘전사적자원관리(ERP)⇒공급망관리(SCM)⇒e비즈니스화’라는 기존 정책 방향성을 유지하는 것이기도 하다. 산자부는 특히 은행·보험·보증기금·통관무역 등 관련 산업간 IT화 연계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제고한다. 또 사업의 양적 확산은 지양하고 소수 성공사례를 발굴해 타 중소기업의 벤치마킹 모델이 될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IT시스템 구축 이후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현장 실사, 솔루션 업체 독려, 참여 기업의 매칭펀드 참여, IT화 콜센터(대한상공회의소)를 통한 유지보수 지원 등을 대폭 강화한다. 동북아 글로벌SCM 허브 사업·SCM템플릿사업 등 신규사업과 B2B시범사업 을 포함한 기존 인프라 구축사업의 연계도 내년 사업의 특징이다. 산자부는 이를 통해 중소기업 정보화와 산업전반의 중단없는 업무시스템 구축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산자부는 또 3년간 추진된 중기IT화 사업을 통해 가격 및 품질경쟁력이 제고된 ERP 등 IT솔루션의 해외수출 지원을 위해 올해 말부터 일본·중국·베트남 지역을 대상으로 IT솔루션 순회 로드쇼를 개최할 계획이다.
◇정보통신부= 정통부는 최근 한국전산원, 통신사업자, 애플리케이션임대서비스(ASP) 사업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 유관기관 및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대제 장관 주재로 ‘중소기업 정보화시스템 고도화’를 위한 전문가 회의를 개최하는 등 내년 사업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관련 사업으로는 소기업 네트워크 사업과 ASP 확산·보급사업이 있다. 정통부는 내년부터 두 사업의 통합을 전제로, 소기업 네트워크 사업 예산 174억원을 포함해 약 600억원(15∼20개 지속 및 신규 사업을 연계)을 관련사업에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여기에는 정책의 핵심인 소기업 네트워크 사업의 지원대상을 5인 이하 사업장에서 30인 이상 사업장으로 확대, 전통 제조업 분야에 대한 지원을 구체화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정통부가 앞세우고 있는 중소기업 정보화 모델은 초기 투자비용이 적은 ‘ASP 방식’과 차세대 e비즈니스 플랫폼으로 대두되고 있는 ‘웹서비스’가 핵심 축을 이루고 있다. 정통부는 이들 모델을 통해 정보화 투자여력과 비즈니스 확장 능력이 부족한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들이 실질적인 비용대비 효과를 거두도록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지원방식에서도 대상기업을 심사해 지원금을 집행하는 ‘푸시’ 정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부조달(G2B)시스템과 연계, 세제혜택 부여 등 정보화 활용도 제고에 무게를 둘 계획이다.
◇중소기업청=중기청은 성공조건부 사업인 ‘정보화혁신전문기업(TIMPs)’ 제도 구현에 중점을 둘 방침이다. 이 제도는 중소기업이 정보화 구축을 통해 실질적인 경영혁신과 가시적인 성과를 얻는 경우에만 비용을 부담하는 방식으로 올해 시범사업을 거쳐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것이다. TIMPs는 정보화 구축 전문기업이 중소기업의 정보화를 일괄 지원하게 하되 해당 중소기업이 정보화 구축을 통해 성과를 거둘 경우에만 구축 비용을 회수할 수 있기 때문에, 정보화 투자성과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해야 하는 중기 정보화사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중기청의 중기정보화사업은 그러나 신규사업보다는 계속사업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사업의 전체적인 방향에는 크게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중기청은 TIMPs 외에 중소기업의 정보화 수준 및 방향을 진단하는 ‘중소기업정보화 혁신컨소시엄사업(e컨설팅사업)’, 생산현장에 IT를 접목해 불합리한 요소를 제거하고 생산관리의 효율성을 도모하는 ‘생산정보화사업(생산공정IT화사업)’ 등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또 중소기업 밀집지역 정보화기반 구축사업, 조합정보화기반 구축사업, 소기업형 e비즈니스모델 개발지원사업 등을 효과적으로 연계해 지원성과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