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계좌이체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자지불결제(PG) 업체들이 고민에 빠졌다.
내년부터 전자지불결제 서비스 분야에서 시장 향배를 판가름할 악재와 호재가 계속되기 때문이다. 악재는 인터넷 쇼핑몰의 공인인증서 의무화, 호재는 현금영수증 카드제 도입이다.
이에따라 데이콤·금융결제원·뱅크타운 등 3개 실시간 계좌이체 PG사들은 두 재료가 시장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하다.
◇공인인증서, 시장에 찬물=내년 5월부터는 전자상거래에서 신용카드 뿐만 아니라 계좌이체를 통한 결제도 공인인증서를 통한 본인확인 과정을 거쳐야 한다. 결국 공인인증서를 통해 본인임을 확인 받으려면, 고객은 반드시 인터넷뱅킹에 가입해야 하기 때문에 현재 별도의 인터넷뱅킹 가입없이 결제가 가능한 계좌이체 PG서비스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데이콤의 한 관계자는 “몇년전에 한 시중 은행이 인터넷 뱅킹 등록자에게만 계좌이체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변경하자 이용자가 7분의 1로 줄어들었다”며 “인터넷뱅킹 가입이 의무화되면 최근 다소 증가세에 있는 계좌이체 서비스 이용자가 크게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금 영수증카드, 시장 활성화 계기=최근 정부는 현금으로 계산한 뒤 주민등록번호를 대거나 현금영수증카드를 제시하면 직불카드 수준의 세금 감면(25%) 혜택을 준다는 세법개정안을 마련했다. 따라서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는 인터넷에서 사용한 현금도 그 내역이 국세청에 통보될 경우 세금공제 혜택이 주어져, 공제혜택이 15%로 줄어드는 신용카드 대신 계좌이체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뱅크타운의 김선준 팀장은 “현재 전자상거래에서 신용카드와 계좌이체 비율은 8대 2정도로 신용카드가 절대적이지만 계좌이체 이용자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며 “현금영수증 카드제가 도입되면 결제수단의 역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향후 전망=전문가들은 실시간 계좌이체가 신용카드가 없는 학생이나 미성년자도 이용이 가능하고 이용기업의 측면에서는 신용카드에 비해 수수료가 저렴해 지속적으로 이용이 늘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그동안에는 신용카드에 비해서 혜택이 적어 외면했던 이용자들도 세금공제 혜택이 주어진다면 신용카드 대신 계좌이체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감독원의 한 관계자는 “악재로 꼽히고 있는 공인인증서도 고객에게 신뢰감을 심어줘 장기적으로는 계좌이체 서비스를 활성화하는데 한 몫을 할 것”이라며 “이에따라 보다 많은 계좌이체방식 PG업체들이 등장해 치열한 시장경쟁을 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