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성장동력 300여 세부기술 역할분담

과기-산자-정통부 사전 조율기구 시급

 우리 경제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10대 미래 전략산업’이 확정, 후속 작업이 본격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과기부·산자부·정통부 등 세 부처가 당초 미래 기술로 제시한 세부항목에 중복과제가 24개였으며, 역할분담에 합의한 기술이 무려 300개를 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독자적인 기획단을 구성하는 등 후속 기획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는 3개 부처의 관련 프로젝트를 사전기획 단계에서부터 전체적으로 조율할 수 있는 전담 기구의 설립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7일 관련당국 및 기관에 따르면 청와대와 과학기술자문회의 사전 조정을 통해 확정된 차세대 성장동력 역할분담이 확정되기 전 세 부처가 제시한 80개 세부 추진 항목 중 과기-산자(17개), 과기-정통(1개), 산자-정통(2개), 과기-산자-정통(4개) 등 세 부처간에 얽혀있는 중복과제가 총 24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24개 중복과제를 합의 또는 표결 형태로 확정한 역할분담안 분석결과 무려 311개 요소 기술에 대해 담당 부처가 결정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기술은 10대 성장동력에 관련된 것은 정부 차원에서 지속적인 지원 및 관리를 받게 되며, 성장동력에 미포함된 과제는 역할분담안에 따라 부처별로 공동 개발될 예정이다.

 세부기술별 역할분담안을 보면 세 부처가 주도권 확보를 위해 막판까지 첨예하게 대립했던 디스플레이 부문은 LCD·유기EL·3D 등 4개 품목 10개 기술의 담당을 산자부(6)와 과기부(4)가 맡기로 했으며 SoC는 설계, 원천, 상용화로 나눠 3개 기술을 3개 부처가 공동 개발키로 했다.

 산자부와 정통부가 치열하게 주도권싸움을 벌였던 디지털TV는 유일하게 표결까지 가는 논란끝에 방송시스템은 정통부가 전담하고 셋톱박스·수상기·복합기기는 두 부처가 나눠 개발키로 결론났다.

 이처럼 세부 기술과제에 대한 역할분담이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어 기획은 물론 기술개발, 관련 인프라구축 등 향후에도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와관련, 청와대의 관계자는 “이젠 각 부처가 역할을 나눠 알아서 해야지 더이상 청와대가 차세대 성장동력 프로젝트에 개입할 상황은 아니다”라면서 “그러나 국과위를 이용하든 새로운 전담기구를 발족하든 이를 종합적으로 관리할 조직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특히 3부처가 합의한 역할분담안은 일종의 ‘가이드라인’으로서 구속력이 전혀 없는 데다 역할분담이 지나치게 세분화돼 영역구분이 모호한 경우가많아 프로젝트 추진과정에서 자칫 중복 투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산자부의 관계자는 이와관련, “기술의 융합화와 기초·응용기술의 경계가 무너지는 상황에서 역할분담을 칼로 무 짜르듯 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역할분담을 통해 ‘신사협정’을 맺었다고는 하나 이것이 언제 어떻게 깨질 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10대 성장동력 관련항목 부처별 역할분담

 기술분야=참여부처

 SoC=과기, 산자, 정통

 디스플레이=과기, 산자

 디지털콘텐츠=과기, 정통, 문광

 텔레매틱스=산자, 정통

 포스트PC=과기, 산자, 정통

 홈네트워크=산자, 정통, 과기(상황인식처리기술만)

 미래형 자동차=과기, 산자

 연료전지/2차전지=과기, 산자

 지능형로봇=과기, 산자, 정통(정보통신 지능형 서비스로봇만)

 디지털TV=산자, 정통

 지능형물류시스템=과기, 산자

 바이오칩=과기, 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