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개월 동안 지속됐던 강세장에 종지부를 찍지 않겠냐는 일각의 우려를 보기 좋게 불식시켜준 한 주였다. 전통적으로 9월은 약세장이란 월가의 속설이 있는데다 9·11테러의 악몽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있었지만 경기지표가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미국 증시는 견조한 상승장을 이어갔다.
지난주 미국 증시는 나스닥이 전주 대비 3.23% 상승한 1858.24를 기록했으며 다우지수 역시 1.38% 상승한 9503.34에 마감했다. 지수 상승률에서도 볼 수 있듯이 기술주들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특히 스프린트·시스코시스템스·루슨트테크놀로지 등 네트워크 장비 업종을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야후·IBM 등 IT종목의 주식값이 주간 단위로 매우 높은 상승률을 보이면서 IT산업의 경기 회복에 자신감을 보여줬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한국 업체의 경우 외국인 자본 유치설 등으로 탄력을 받고 있는 하나로통신의 ADR 가격이 무려 10% 이상 상승, 주목을 끌었다.
지난주 지수 상승은 미국 경제 지표의 개선에다 IT 업종의 경영환경 개선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4일 발표된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베이지북은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에 힘을 실어줬다. 베이지북은 미국 12개 지역중 11개 지역에서 경기 회복세가 확인되고 있으며 제조업 경기, 소비지출, 주택 경기가 모두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연준이사회는 고용 사정이 여전히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며 ’고용없는 경기회복’이 진행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7월 건설 지출 역시 전월 대비 0.2% 증가, 2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 보면 지난주 네트워크 및 통신주의 급상승이 주목할만하다. 이는 시스코의 존 체임버스 CEO의 긍정적인 코멘트에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체임버스는 “8월의 주문이 예상보다 호조를 보이고 있다”며 시스코는 물론 네트워크 장비 업계의 경기 회복에 긍정적인 전망을 실어 주었다.
이처럼 미국 증시가 상승 기조를 이어가고 있지만 마지막 거래일인 5일에 8월들어 일자리가 줄어들었다는 발표가 나온데다 이익실현 매물이 출회되고 있는게 향후 지수 상승에 다소 부담을 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지난 5일 마감된 미국 증시는 기술주들의 상승세에 다소 제동이 걸렸으며 특히 인텔 등 반도체 업종의 상승세는 상당히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