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모니터링단, 포털 생명력 불어 넣는다

닷컴업계 몸값 높이는 `숨은 보물`

 웹스토리지인 팝데스크로 유명한 그래텍은 최근 사용자가 팝데스크창을 닫아도 진행중인 다운로드는 계속 유지되도록 하는 기능을 추가해 사용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팝데스크 창을 닫으면 다운로드가 자동 중단되는 점이 너무 불편하다는 제 1기 사용자 모니터링단의 의견에 따른 것이다. 이 회사 박선미팀장은 “내부에서는 잘 발견하지 못했던 세심한 서비스 부분을 사용자가 직접 찾아주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며 “서비스 만족도가 더욱 높아졌다”고 흡족해했다.

 네이트닷컴은 어른이면서도 아이들 문화를 좋아하는 키덜트에 대한 트렌드를 파악해 네이트몰에서 관절인형을 메인 이미지로 내세워 20∼30대 쇼핑족을 유혹하고 있다. 또 복고문화에 대한 향수와 힐리스, 인라인 등 바퀴문화에 열광하는 부분을 착안해 복고대전과 바퀴대전을 열어 큰 인기를 끈 바 있다. 이 같은 아이디어는 모두 네이트닷컴이 운영하는 고객모니터링단 비바네이터즈의 활동에 따른 것이다.

 인터넷 서비스 품질을 높이기 위한 닷컴 업계의 사용자 모니터링단 운영이 활발해지고 있다. 현재 고객 모니터링단을 운영하고 있는 인터넷 기업은 다음·네이버·야후·네이트닷컴·그래텍 등 20여개에 달한다. 이들 업체들은 대부분 30∼50명의 고객 모니터링단을 구성해 활동을 지원하고 있으며 자체적으로 파악하기 힘든 서비스의 작은 오류나 불편함을 집어내는데 이들 모니터링단의 활동으로 큰 효과를 보고 있다.

 닷컴들이 고객들을 모니터링 요원으로 모시는 것은 중간 유통을 거치지 않고 바로 고객과 직접 대면하는 인터넷 서비스의 특성상 예상치 못한 서비스 오류는 상당한 리스크를 초래하기 때문. 특히 완벽한 서비스라는 개념이 불가능한 인터넷 분야는 지속적인 서비스 보완과 업그레이드가 필요한만큼 사용자들이 직접 참여하는 통로가 반드시 요구되고 있다. 야후코리아의 김병석 과장은 “인터넷 서비스는 다른 분야와 비교할 때 사용자 평가가 무엇보다 중요한 곳”이라며 “앞으로 사용자의 역할은 단순히 버그를 잡는 수동적인 부분에서 서비스를 기획하는 능동적인 역할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야후코리아(대표 이승일)는 최근 네티즌으로 구성된 서비스 기획요원인 야후 오피니언 리더 1기를 모집해 사용자 참여수준을 높였다. 9월부터 활동에 들어간 야후 오피니언리더 1기 60명은 단순히 버그를 잡는 것이 아닌 경쟁사 분석 및 서비스 기획안을 제출하는 높은 수준의 역할까지 하게 된다. 검색/뉴스, 커뮤니티, 엔터테인먼트/쇼핑 등 야후의 핵심 3대 분야로 나뉘어 4개월동안 활동하며 아이디어가 훌륭할 경우 현금보상까지 주어진다. 이와 함께 야후는 지난해부터 네티즌 고객평가단인 ‘야후!버그파인더’를 운영해 서비스 안정성을 95%까지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그래텍(대표 배인식)은 지난 5월부터 3개월 활동한 고객모니터 제도의 성과가 좋아 8월부터 2기를 모집해 운영하고 있다. 그래텍의 모니터 요원은 각 서비스를 실제 체험해보고 매달 한번씩 리포트를 제출하는 역할을 하며 게시판 및 토론장에서 활발한 논의가 일어날 수 있도록 여론 수렴 역할도 하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다운로드 기능 이외에도 사용자 인터페이스 등 다양한 부분에서 조언한 점이 서비스에 많이 반영되고 있어 그래텍에 있어서는 보물같은 존재이다. 앞으로 3기, 4기 등 지속적인 모니터 제도를 통해 로열티를 높이도록 하겠다는 것이 그래텍의 생각이다.

 네이트닷컴을 운영하는 SK커뮤니케이션즈(대표 서진우)도 지난 6월 고객 모니터링단인 비바네이터즈를 운영해 톡톡히 성과를 보고 있다. 올해 말까지 활동하는 비바네이터즈는 콘텐츠, 검색, 네이트몰 등 11개팀으로 나뉘어 네이트닷컴의 개별 서비스에 대한 모니터링과 함께 신규서비스 테스트 등의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 회사 최승희 대리는 “특히 트렌드 리서치팀을 통해 대학생과 직장 초년생의 성향을 많이 파악하고 있어 큰 도움이 된다”며 “모니터링단이 서비스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고 전했다.

 MS가 운영하는 MSN(총괄 이구환 이사) 역시 소비자 포커스그룹인터뷰(FGI)를 통해 MSN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거나 신규 서비스를 오픈할 때 수시로 패널이나 테스터를 모집해 사용자 의견을 듣고 있다. 지난 6월에는 포켓MSN에 대한 사용자 FGI를 실시했으며 7월에는 MSN 메신저에 관한 사용자 FGI를 실시했다. MSN은 앞으로도 사용자 FGI를 지속적으로 시행하는 한편 메신저 내에 사용자 의견을 들을 수 있는 거점을 만들 계획이다.

 이밖에 네이버가 4개월에 한번씩 100명 규모의 네사모(네이버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라는 고객 모니터링단을 운영해 쓸수록 커지는 마일리지 메일 서비스 등의 아이디어를 반영했으며 다음은 지난해 1월부터 50명 규모의 다음테스터라는 고객 모니터링단을 운영하고 있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