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증권ㆍ선물시장 합치기 강력 추진

"통합열차 `여의도 회군`은 없다"

 재정경제부가 증권선물시장 통합 법률(안)을 사실상 확정짓고 향후 일정도 당초 계획대로 강력 추진키로 했다. 이에 따라 통합안에 반대해온 각 유관단체들의 대응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8일 재정경제부는 “여러 유관단체들의 이해관계가 얽히고 있지만 지난달 20일 발표한 증권선물시장 통합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내에서 이달 중 관련 법률안을 확정할 방침”이라며 “다양한 이견들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며, 참고할 대상이지만 통합추진에 영향을 줄 내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재경부는 ▲이 달 안에 법률안을 확정하고 ▲통합거래소법을 만들고 일부 현행 증권·선물거래법을 개정해 ▲오는 10월 입법절차를 추진하겠다는 당초 일정에 맞춰 일을 진행시킬 예정이다.

 이에앞서 지난달 20일 재경부는 통합거래소를 만들고 거래소·코스닥·선물거래소 등 3개 사업부를 두는 시장 통합안을 제시했다. 당시 증권예탁원과 증권업협회 노조가 강력 반발해왔고 다른 유관기관들도 다양한 자기 입장을 내놨지만 정부의 확고한 의지속에 통합안과 법률은 당초 골격에서 크게 달라질 것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말에는 재경부 주관으로 각 유관 단체장들이 참가한 ‘증권선물시장 선진화 추진위원회’가 열렸다. 하지만 증권업협회장과 증권예탁원 사장이 이 회의에 불참, 유관기관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이와 함께 유관 기관장으로서 어느 정도 반대의사를 공식 표명한 셈이다.

 이에대해 재경부 증권제도과 한 관계자는 “추진 위원회는 각 증권 유관 단체장들의 생각을 듣는 자리일뿐 합의 도출을 위한 모임은 아니다”라며 회의 의미를 애써 축소시켰다. 그는 또 “이해관계를 떠나 효율성과 합리성이 최우선 고려 대상”이라고 밝혀 기관장의 참석 유무가 증권선물시장 통합에 대한 고려 대상이 아니라는 재경부의 입장을 분명히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재경부가 향후 법적 절차에 따른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지만 더 이상 유관기관장이나 제3자를 대상으로 한 의겸 수렴 과정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기도 했다. 이같은 재경부의 강력한 입장고수 속에 이해관계가 엇갈렷던 각 유관단체 노조들의 반발 움직임도 변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일부에서는 사실상 증권선물 통합은 ‘레일 위에 놓여진 기관차’로 더 이상의 대응은 의미가 없는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득수 증권업협회 노조위원장은 “재경부의 법률안이 사실상 확정된 상태로 대 정부를 대상으로 한 투쟁에서 국회를 대상으로 한 대응으로 방향을 선회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증권·선물 시장 통합과 관련, 각 유관 기관들은 각자의 이해 관계에 따라 의견이 크게 엇갈려 왔다. 우선 증권거래소는 재경부의 안에 원칙적으로 동의한다는 입장이다. 증권업협회와 증권예탁원은 지금까지 통합거래소 설립 자체에 대해 강력히 반발해왔다.

 증권업협회의 경우 코스닥 시장을 키워온 운영주체로서 위상 저하를 우려하고 있고, 증권예탁원은 코스닥에 대한 청산 기능을 상실한다는 점에서 기존 정부안에 대해 반발했다. 코스닥증권시장과 선물거래소, 한국증권전산 등 다른 기관들은 비교적 중립적 입장 속에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 가운데 코스닥증권시장과 선물거래소 측은 최근 통합거래소의 이사장 권한이 너무 커질 경우 각 시장사업부의 역할과 기능이 축소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