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크오프 CEO]주연테크 송시몬 사장

 “요즘 주연테크 제품이 많이 좋아졌다는 얘기를 들을 때 가장 행복합니다. 토종 PC업체의 자존심을 걸고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중견PC업체 주연테크(http://www.jooyon.co.kr)의 송시몬 사장(37)은 요즘 홈쇼핑시장에서 자사 슬림PC가 유명 대기업PC를 압도하면서 베스트셀러로 나서자 매우 고무된 모습이다.

 인지도가 떨어지는 중견 PC업체의 제품이 브랜드PC보다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끄는 것도 드문 일이지만 가격이 아니라 품질로 승부하는 정공법이 PC시장 불황 속에서 효과를 발휘한 것이 더 놀라운 일이다. 송시몬 사장은 지난 92년 주연테크를 PC제조업체로 업종전환한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지속하면서 국내 6위의 PC전문업체로 키웠다.

 그는 최근 코스닥 문을 다시 노크하면서 PC사업에서 제 2의 도약을 노리고 있다. 송사장은 이러한 목표하에 주연테크의 사업다각화 및 품질 향상에 전력투구했다. 그 첫번째 작품이 슬림PC다.

 “우선 데스크톱 PC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유명 디자인전문업체에 PC디자인을 맡기고 시중에서 유통되는 최고급 부품을 쓰는 등 최고의 정성을 다해서 PC제품을 만들었습니다.” 이 슬림PC가 한 홈쇼핑채널을 통해 판매되자 예상치 못한 상황이 일어났다. 주연테크는 LG홈쇼핑에서 월 4500대 PC를 판매하면서 홈쇼핑분야 선두업체인 한국HP를 제친 것이다.

 그는 이에 부품실명제를 통해 PC정보를 소비자들에게 과감히 공개하고 세계 유수의 대형 PC업체와 동일한 셀라인 생산방식을 구축하는 등 품질향상을 위해 노력했다. 지금 시장에서 그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송사장은 다음달 해외수출팀을 신설하고 일본유통업계를 겨냥한 PC수출에도 본격 나설 방침이다. 송사장의 경영철학은 기업운영에 있어 원칙을 지키고 균형과 절제를 중요시하는 것이다.

 “원가 이하의 PC판매로 출혈경쟁을 하는 것은 아직 잠재PC시장의 미래를 망치는 행위”라고 그는 주장한다. 창사 이래 흑자행진을 해오는 주연테크가 여타 중견 PC업체 사이에서 돋보이는 비결이다. 송사장은 이제 데스크톱 PC뿐만 아니라 노트북시장에서도 ‘토종 PC업체’의 자존심을 일궈낸다는 목표를 잡고 있다.

 ◇사업전략

올들어 주연테크는 국내 대기업과 외국계기업의 공세에 맞서 발빠른 행보를 내딛고 있다. 주연테크는 보급형 데스크톱PC를 생산하는 중견PC업체란 그동안 기업이미지를 떨치기 위해 품질위주의 마케팅을 강화하고 슬림형PC, 노트북PC 등 제품다각화를 추구하고 있다.

 주연테크는 최근 중소기업 PC는 대기업PC보다 품질이 못하다는 고정관념을 깨면서 컨슈머 시장에서 괄목할 성과를 거두는 상황이다. 현재 주연의 슬림PC는 홈쇼핑시장에서 판매되는 PC모델 중 가장 슬림하고 가격대비 품질이 뛰어난 제품으로 인정받아 소비자주문이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주연테크는 품질위주의 정공법으로 승부한 전략이 성공하자 이달부터 각 PC부품의 생산처와 사양을 그대로 공개하는 부품실명제를 실시하고 있다. PC제품에 대한 상세정보를 공개해 소비자 신뢰도를 높이는 파격적인 마케팅이다.

 다음달에는 14인치 노트북PC도 아웃소싱해 추가로 판매해서 제품군도 다양화할 방침이다. 또 주연테크는 국내 PC업체 중에서 유일하게 100% 셀라인 제조공정을 구축하면서 주문이 들어오면 24시간 안에 배송하는 탄력적인 생산시스템을 구축해 경쟁력을 크게 높였다.

 이 회사는 창사 이래 흑자기조를 유지하면서 여타 PC업체에 비해 건실한 재무구조를 갖춘 것이 자랑이다. 주연테크는 지난 상반기 782억원 매출에 경상이익 24억 5000만원을 거둬 여타 중견 PC업체들의 부러움을 샀으며 다품종 소량 수출전략으로 일본시장에 슬림PC를 연간 4만대씩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주연테크는 지난 8월 코스닥위원회에 등록심사를 청구했다. 지난해 9월 코스닥 등록보류라는 쓴 잔을 마신 주연테크가 이번 코스닥 심사를 통과할지 여부는 향후 국내 PC산업 전반에 대한 시장평가를 좌우하는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