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션, 도매부문으로 사업영역 확대

B2B시장 선점효과 크다

 소매 경매(B2C)에 주력하던 옥션이 도매 부문(B2B)으로 영역을 확장하기로 함에 따라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매 부문에 대한 확장은 지난 2001년의 경우처럼 B2B사이트를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존 사이트 내에 카테고리 하나를 추가하는 것에 불과하지만, 온라인 경매분야 1위 기업의 새로운 행보는 그 일거수 일투족이 관심의 대상일 수 밖에 없다.

 또 본사인 미국 이베이의 B2B 사업이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수익에 큰 부문을 담당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이번 옥션의 도매 부문에 대한 확장은 그 자체로서 새 수익 모델로 발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B2B 시장 선점 효과 가능할 것=옥션의 도매 거래는 일단 의류에 한정돼 있으며 기존 의류 카테고리 안에 ‘의류 도매’라는 하위 카테고리를 운영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옥션측은 향후 사업계획을 확정하고 도매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성과와 반응을 지켜본 후 다음 단계로 진입한다는 방침이다. 의류 도매가 활성화될 경우 2차적으로는 패션잡화 및 자동차 부품 등으로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옥션이 경매시장 선점 효과로 뒤따르는 업체들과의 시장점유율 격차를 점점 확대해 가고 있는 상황에서 B2B라는 새로운 사업 영역에도 먼저 진출함으로써 선점 효과를 배가할 가능성이 높다는게 업계의 관측이다. 특히 이번 카테고리 신설은 기존의 방대한 고객 기반의 힘이 절대적으로 옥션은 별다른 힘을 들이지 않고 하위 업체들의 B2B시장 진입 장벽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부추길 것이란 우려감도 고개를 들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파급 효과 커=이번 옥션의 새로운 시도는 단기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초기 사업은 마진률이 높은 제품과 오프라인 소싱이 불편해 온라인 구매가 용이한 의류 등 일부 품목에 국한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특히 이미 거래가 시작된 의류 도매는 현금 결제가 선호되는 분야라는 점에서 수요 만큼 공급이 뒤따라 줄지 아직은 미지수다.

 하지만 주목할 점은 이번 B2B 분야 진출로 인한 비용 지출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B2B사이트를 별도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하위 카테고리를 만드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현재 MRO(기업소모성자재) 등 산업 부자재 부문 등은 온라인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도매 분야는 완전히 초기 단계라고 할 수 있다. 거의 무비용으로 도매와 소매 상인 등 새로운 공급자와 수요자를 확보하고, 현재는 소폭이지만 거래 증가와 수수료 수익을 얻는 것이다.

 박주만 상무는 “지난해 B2B 사업을 접었던 것은 성장 속도는 빨랐지만, 그만큼 비용과 노력도 많이 들었기 때문”이라며 “인위적인 영업없이 환경만 제공하면서 도매 분야로 진출한 것은 단기적 성공 여부를 떠나 중장기적 관점에서 효과를 검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