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동북아 시대]동북아시대를 앞당기자-남북 경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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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광양-인천을 넘어 개성공단으로.’

서울에서 1시간 거리 밖에 안되는 가까운 곳에 위치한 개성공단이 동북아 경제중심국가 추진의 핵심 연결고리의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남한에서 한달음이면 닿을 거리인 개성공단은 남북 경협의 새로운 장을 열어 제친다는데 의미가 있다. 개성공단은 남북 근로자가 머리를 맞대고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공업지구로서, 물류중심지로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잇점을 안고 있다.

개성공단 조성사업은 남북이 지난 6월 30일 1단계 부지에서 역사적인 착공의 첫 삽을 뜨면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 2000년 8월 정몽헌 현대 회장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공단 조성에 합의한지 3년 만이다. 지난 8월 남북간 4대 경협합의서가 정식 발효되면서 개성공단에 한층 힘이 실리고 있다.

남북이 분단 사상 처음으로 대규모 수출공업단지를 공동 조성함으로써, 경제협력 형태도 종전 단순 임가공 방식에서 벗어나 직접투자 형태로 바뀔 전망이다. 또 경의선·동해선 연결로 육로를 통해 군사분계선을 비교적 자유롭게 통과할 수 있게 되면 남북경협시 이동시간과 물류비를 크게 절감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개성공단 어떻게 개발되나= 개성공업지구는 평양서 170㎞, 서울서 70㎞ 떨어진 개성직할시 판문군 일대에 총 2000만평 규모로 조성된다. 공업단지가 800만∼850만평이고 배후도시가 기존 개성 시가지 500만평과 새로 조성되는 신도시 2곳을 포함해 1150만∼1200만평 규모이다.

공업단지 가운데 우선 100만평을 개발하는 1단계 사업에는 한국토지공사가 사업시행자, 현대아산이 시공사로 나서게 되며 올해부터 2007년까지 2200억원이 투입된다. 북측 사업파트너는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와 민족경제협력련합회(민경련)이다. 1단계 공업지구에 입주할 업체는 섬유·의류·신발업종 등을 중심으로 250여개사이다. 고용인원은 2만2000여명에 달한다. 연간 27억달러의 생산과 2800만달러의 임금소득이 발생할 것으로 남측 사업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현대아산과 토지공사는 착공식을 계기로 임시사무소를 설치해 100만평에 대한 정밀 측량 및 토질조사에 들어가는 한편 연내 개발계획과 기본설계를 끝낼 예정이다. 또 내년 상반기 실시설계를 완료하고 본격 조성공사를 시작해 입주 예정업체에 대한 분양을 실시할 방침이다. 입주시기는 전력공사가 약 3년 정도 걸리기 때문에 공단조성이 빨리 이뤄지더라도 3년 정도 뒤에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공단내 북한 근로자들의 임금은 65달러 선으로 남북간에 합의됐다.

지금까지 현대아산측에 공단 입주를 희망한 업체는 900여개사로 전기·전자·금속·기계 230여개사, 섬유·의류·신발 420여개사, 가방·완구·화학 100여개사, 장신구·문구·안경 150여개사 등이다.

◇경제적 효과= 사업주체인 현대아산은 개성공단 완성시 남측에서 약 36만명, 북측에서 25만명의 고용 효과를 누릴 것으로 보고 있다. 또 8년 동안 진행되는 3단계 개발 과정에서 부가가치만 남한 60억달러(약7조7000억원), 북한 62억 달러(약7조9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남북한을 합친 61만명의 고용 인원은 현재 국내 창원공단(고용인원 7만명)의 거의 9배에 달하는 규모다. 현대아산은 개성공단의 연간 매출액을 200억달러로 예상하고 있는데, 이는 북한의 국민총생산(GNP) 168억달러(2000년 기준)을 능가한다.

국토연구원도 개성공단이 완공될 경우 북한은 17만명의 고용효과와 함께 210억9000만달러(27조1079억원)의 생산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측했으며, 전경련은 남북을 합쳐 723억달러(92조원)의 경제적 효과를 얻을 것으로 전망했다.<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

 

◆ 인터뷰 - 김연철 연구교수 고려대아시아문제연구소

김연철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을 지낸 한반도 문제 전문가로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동북아 경제중심국가와 남북경협은 어떤 연관성이 있나.

▲동북아 주변국과의 경제협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북한의 참여가 대단히 중요하다. 북한은 동북아 경제협력에서 중계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대륙횡단철도와 같이 한반도 물류중심은 북한통과를 전제로 할 때 가능하다.

- 남북 경협 확대를 가로막는 걸림돌은.

▲핵 문제를 비롯한 정치군사적 환경이다. 특히 미국의 태도가 중요하다. 미국의 경제제재가 존재하는 한, 노동집약 상품의 최대 수출시장인 미주지역에 북한산 상품의 수출이 어렵다. 개성공단을 비롯한 투자의 규모와 업종이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남북 경협의 한 단계 도약을 위해 필요한 것은.

▲북한의 투자환경 개선 노력이 보다 구체될 필요가 있다. 북한은 보다 안정적인 투자환경 조성을 위해 개방지역에서의 경제개혁을 확대해야 한다. 현 시점에서 남북은 경제시찰단의 정례화 등 보다 적극적인 경제협력 전략이 필요하다.

- 개성공단의 의미와 역할은.  

▲ 당분간은 중소기업들의 생산거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장기적으로 수도권과 인천 등을 연계하는 생산특구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개성공단의 생산경쟁력, 수도권의 금융과 유통경쟁력, 그리고 인천의 물류경쟁력이 연계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면, 개성공단은 동북아 경제중심 국가 건설에서 중요한 의미와 역할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이다.

- 북한의 대남 경협 전망은.

▲북한의 대남 경협 의지는 대단히 높다. 이러한 현실적 상황을 고려할 때, 개성공단 등에 IT협력 단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개성공단은 남측 전용공단이기에 컴퓨터를 비롯한 설비의 투명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역이다. 북측의 IT인력을 교육하기 위한 교육단지나, 시범사업 단지를 조성하기 위한 관련 업계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 인터뷰 - 유완영 아이엠알아이 회장

유완영 아이엠알아이 회장은 지난 98년 북한과 공동으로 평양에서 컴퓨터 모니터 공장을 설립해 6년째 전자정보통신 분야에서 대북 경협사업을 벌여 오고 있다.

- 현 상황에서 남북경협 사업의 필요성은.

▲남북 경협은 한반도의 화해와 협력의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일조를 했다. 경의선·동해선 연결과 개성 공단 건설등 경협의 추진과 발전은 남과 북이 모두 좀 더 발전적인 관계로 가는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 남북경협 평가와 바람직한 경협 모델은.

▲화해와 협력의 대상으로 진행되는 경협 보다는, 제조업의 공동화 현상 등 경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접근해 남북 모두 수혜를 볼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무엇이 더 실익을 줄 수 있을지 심각하게 고려해 봐야 한다.

- 동북아경제중심국가 실현에서 남북 경협의 역할은.

▲한반도가 정치, 경제적으로 안정돼야 하며 육로를 통한 대륙의 연결이 필요하다. 이는 남한만의 노력으로 해결되기 어려우며, 북한과의 합의와 협조를 필요로 한다. 경협은 한반도의 안정에 기여함과 더불어 대륙을 통해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데 좋은 가교 역할을 할 것이다.

- 남북경협 확대를 위해 필요한 법적·제도적 지원장치는.

▲경협의 환경이 개선돼야 한다. 이는 정부 차원의 제도적인 안정성 기반 조성과 경협 업체에 대한 지원, 남남갈등 해소를 위한 국민 홍보 및 합의 등에서 그 출발점을 찾을 수 있다. 4대 경협합의서발효가 일반 기업들에게 실질적인 수혜가 되기기 위해서는 합의서의 취지에 부합하는 우리 내부 법규 정비와 대 국민 홍보가 필요하다.

-대남 경협에 대한 북한의 자세는.

▲민간 경협이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사업성과 수익개선이 기반이 돼야 하며, 이런 점들에 대한 북측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