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디지털방송시장을 놓고 국내외 업체간 특허기술 확보경쟁이 치열하다.
특허청 최훈 심사관은 “국내에서는 아직 핵심기술로 알려진 데이터방송 등에 대한 국내업체의 특허가 압도적이기는 하지만 해외업체들의 특허공세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며 “데이터방송과 더불어 전송인프라·인터페이스, 위성방송과 케이블 관련 방송SW, 3DTV 등에 대한 기술분야에서 국내외 업체간 특허출원이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허출원 현황=특허청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국내에 공개된 전체 디지털방송과 관련 특허는 모두 3462건. 이 가운데 필립스·소니·톰슨 다국적기업 등 해외업체의 출원건수는 1122건으로 전체 국내 디지털방송 관련 특허의 32%를 차지했다. 국가별로도 미국·일본·유럽 등 선진국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기술별로는 데이터방송분야 413건, 전송기술분야 278건, 신호처리기술분야 200건, 디스플레이 212건, 디지털 케이블 및 디지털 위성관련 기술분야에서 각각 12건 및 7건 순으로 등록됐다.
반면 국내 업체들의 특허출원 건수는 2340건으로 디스플레이 관련 682건, 신호처리 573건, 데이터방송 551건, 전송기술분야 447건, 디지털 케이블 53건 및 디지털 위성 34건을 차지했다. 이같은 상황은 아직 국내업체가 데이터방송기술 분야에서 미국, 일본 유럽에 비해 양적으로 앞서 있기는 하지만 핵심기술 분야에서 해외업체들이 앞서 있다는 점에서 우려된다. 특히 국내 업체들은 해외 업체들의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한 응용기술이 대부분이다.
◇왜 긴장하나=특허청은 이들 해외업체들이 데이터방송·전송기술·신호압축처리기술·디지털케이블TV·디지털위성TV 등의 특허출원이 매년 20∼30% 가량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들 특허출원 기술들이 원천기술 앞세워 실질적인 권리행사용이라는 점이다. 이럴 경우 국내 업체들이 활발하게 연구하고 있는 응용기술 부문의 특허출원은 물론 상용 솔루션 부문서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실제로 네덜란드의 필립스, 일본의 소니와 마쓰시타, 프랑스의 톰슨, 미국의 RCA 및 GI 등이 원천기술을 앞세워 실질적인 권리행사가 가능한 다수의 특허를 등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망과 과제=일단 업계는 “이같은 해외업체들의 움직임은 최근 국내관련기업 및 연구소가 그들 원천기술보다 성능이나 기능 면에서 우수한 개량 응용기술에 대한 국제특허출원이 점차 늘자 자국의 기술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적 출원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따라서 원천기술 자체에 대한 확보노력도 중요하고 더 나아가 해외업체들이 따라올 수 없는 보다 정교한 응용기술을 확보해 상용기술 부문서 앞서나가려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또한 종합적인 관점에서 선택과 집중을 통한 개발주체간 역할분담과 요소기술에 대한 지속적인 핵심부품 개발 및 신규 지식재산권 창출을 통한 국제경쟁력 확보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예를 들어 고성능변복조·고효율채널코딩·데이터방송·객체AV 및 메타데이터정보·수신단말소프트웨어·채널등화·미들웨어 등이 좋은 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업체들이 그동안 데이터방송 분야에서 강세를 보여왔으나 해외업체들이 원천기술을 앞세워 공세를 펴고 있어 이 분야 시장을 놓고 긴장감이 높아가고 있다”며 “이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정책과 업계 나름대로의 원천·응용기술과 특허확보 노력이 어느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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