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분권 시대를 준비하는 호남 및 제주지역의 핵심은 △첨단산업과 문화가 어우러진 광주 △환황해권시대를 주도하는 전북 △동북아물류 교역 중심지 전남 △국제자유도시 제주로 요약된다.
이들 지역의 자립형 지방 분권시대 전략의 초점은 과학기술과 관련된 지식기반 산업을 특화·육성하고 시·도민의 삶의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 것을 기본 전략으로 하고 있다. 아울러 동북아 경제중심의 신개방 거점을 마련하고 21세기 지식기반 경제시대에도 지속 성장할 수 있는 미래유망산업으로 발굴, 육성하자는 것이다.
이러한 호남 및 제주지역의 지방분권 전략이 제대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수도권 집중현상을 해소 또는 완화가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중앙 정부가 지방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분권·분산화 정책을 과감히 추진하고 지자체는 교육·주거·문화여건 등의 입지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광주와 전남, 전북 등 지자체의 재정력이 갈수록 취약해지고 있는 현실에 비춰 자칫 지방분권이 시·도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심화시키지 않도록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게 이들 지자체의 공통된 의견이다.
◇광주=광주시는 광산업과 디자인 산업, 첨단부품·소재산업 등을 육성해 내실있는 지방분권을 이룬다는 복안이다.
광산업 분야에서는 광산업 육성 지원시설과 업체를 집적화해 광주를 아시아 최고의 광집적지로 자리매김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올해까지 기반구축사업 위주의 광산업 1단계 육성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짓고 내년부터 5년간 2단계사업에 착수해 오는 2012년 우리나라가 세계 3대 광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틀을 다지는 장기 프로젝트를 준비중이다.
지난 4년간 1단계 광산업이 집중 육성되면서 광주지역에는 광업체가 150여개사로 늘어났다. 업체는 단순부품 생산업체와 조명업체 중심에서 광통신부품·패키징·모듈·플랜트까지 광통신 세트기업이 형성됐고 발광다이오드(LED)밸리도 활발하게 조성중이다. 또 한국광기술원,고등광기술연구소,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광통신부품연구센터등 연구기관도 속속 문을 열고 있다.
디자인산업 분야에서는 제품디자인·시각디자인·환경디자인 등 3개 분야로 전략화한다는 방침이고 첨단소재·부품산업에서는 자동차와 전자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첨단부품·소재테크노뱅크와 전자·자동차부품 이노베이션센터 설립할 추진중이다.
◇전남
전남도는 우선 광양항을 물류유통 뿐만 아니라 무역마케팅 기능을 갖춘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을 추진해 향후 남북철도가 연결되면 러시아 중국 유럽으로 육송화물을 중계,환적하는 세계적인 무역항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생물산업과 정보통신망 구축 등 4개 부문 66개 세부과제를 포함한 지역 특화전략산업 발전계획을 마련해 추진하고 광양항 배후단지 개발과 목포 신외항 및 무안국제공항 주변개발, 남악 신도시 개발 등을 통해 공간구조의 개편과 조기개발등도 꾀한다는 방침이다. 목포 신외항 건설과 영암 대불산업단지의 자유무역지역 지정 및 국제전자물류허브단지 건립 등으로 대중국교역거점항으로 육성해 크게 동부권은 철강·석유 등 정밀화학, 서부권은 조선기자재·해양생물·환경에너지산업, 중부권은 생물 및 의약·전통기술 산업 등 삼각형의 3대 권역별 과학기술 혁신군을 조성하기로 했다.
◇전북
전북도는 지방분권을 위한 핵심 사업으로 새만금 개발프로젝트에 기대를 걸고 있다.새만금 개발이 본격화될 경우 환황해권시대 전북이 발전의 중심축으로 부상할 수 있으리란 계산이다.
여기에 그동안 추진해온 3대 전략산업인 자동차·기계부품,생물·생명산업에다 문화관광, 영상산업을 추가하고 최근 부안군이 방사성폐기물시설부지로 확정된이후 방사선기술(RT)산업도 포함해 5개의 전략산업을 집중 추진키로 했다.
전북은 이러한 산업의 부흥을 위해 오는 2020년까지 국비 42조5000억원, 지방비 2조9000억원 등 총 45조5000억원을 투입, 환황해권 생산교역 거점화와 5대 신산업을 육성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제주
제주도는 기존 관광산업과 농·축·수산업 등 주력산업의 쇠퇴로 무엇보다 지역특화산업의 전략적 육성이 시급함을 절감하고 있다. 세부적인 추진방안으로 국제자유도시 선도프로젝트인 첨단과학기술단지 조성과 연계해 지역특화사업으로 바이오 사이언스파크 조성사업이다.
제주도가 추진하는 첨단과학기술단지는 지식거점화를 위해 ‘맞춤형 단지’로 조성된다. 이를 위해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는 제주관련 IT·BT업체를 비롯 국책연구소와 국내·외 대기업, 교육재단 및 다국적 기업 등을 대상으로 벤치마킹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제주국제자유도시 선도프로젝트로 추진되는 첨단과학기술단지의 성공적 조성을 위해 제주도가 중점 추진중인 분야가 바이오산업이다. 천혜의 다양한 생물자원과 청정환경 등 강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발전전략을 수립중이며 IT·문화콘텐츠산업도 전략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김한식기자 hskim@etnews.co.kr>
◆ 인터뷰 - 박태영 전남지사
박태영 전남지사는 “경제살리기를 위한 공직자들의 인식 변화와 활발한 투자유치 활동에 전념해왔다”며 “전남에 뿌리를 둔 기업은 반드시 성공할 수 있도록 총력지원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초부터 서울과 일본에서 대규모 투자유치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유치 활동을 벌여 전남이 더 이상 투자 불모지대가 아니라 투자적지라는 인식을 대외적으로 확산시켰고 또 기대 이상의 투자성과도 거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지금까지 외국인 업체 47개사와 투자유치 양해각서(MOU)를 체결, 이 가운데 실제 투자 실현기업은 17개사 1조7100여억원에 달하고 연말까지 6개사 2460여억원이 추가되는 등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그는 “IMF환란 당시 산자부장관으로 재직했던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투자유치전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현재 외국 투자기업를 집중 공략하고 있는 만큼 실제 전남지역에 투자하는 외국인 기업이 곧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사는 “전남 지역의 제반조건이 절대적으로 열악해 일부 타 시·도보다 투자 대상측면에서 불리하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면서 “이러한 악조건을 극복하기 위해 모든 도민이 힘을 보태고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외자·기업 유치가 실행되면 주민들의 소득수준이 올라가고 기업의 세금도 늘어 재정자립도가 높아진다”며 “중앙정부로부터의 예산의 독립이 진정한 의미의 지방분권이라고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박지사는 이같은 지방분권을 토대로 전남지역이 동북아 경제의 핵심축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전남이 동북아 중심으로 부상할 수 있는 조건으로 중국과 일본과 가까운 지리적 위치를 꼽았다. 또 국제적인 허브항으로 발전하고 있는 광양 컨테이너항과 목포 신외항은 앞으로 국제적인 항만으로도 손색이 없다고 소개했다.
그는 “광양과 목포 등 서남해안에 1200년전 장보고가 해상무역왕국을 건설했던 것처럼 이러한 영광이 재현될 날이 멀지 않았다”며 “광양만권 경제자유구역 지정으로 전남도가 추진하는 물류산업이 더욱 활기를 띌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박지사는 국토 서부지역의 동맥인 서해안 고속도로가 완공됐고 서남권 항공화물 수송의 거점이 될 무안공항은 거의 완공단계에 접어든 데다 서남권 신산업철도와 호남선 복선 전철화 사업도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는 등 입지적 여건이 크게 개선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역점 추진할 지역 특화전략산업 발전계획안으로 △동북아 관광중심지 육성 △동북아 물류교역거점 기반의 구축 △전통산업과 첨단산업의 조화로운 발전 △복지수준의 향상과 코잭한 환경보전의 전략을 제시했다. 특히 지역 특성화 및 산업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생물산업연구 및 지원센터 건립, 항공우주산업 등 미래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는 한편 지방분권·지역개발·투자유치 활성화를 위해 전남지역 22개 시·군과 긴밀히 협력할 방침이다.
아울러 참여정부의 국정 방침에 맞춰 전남도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해 정부정책에 최대한 방영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박지사는 “본격적인 지방방분권 시대에 대비해 잘사는 지역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도·농간 균형발전을 꾀하고 지역 특성에 맞는 첨단 신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겠다”며 “동북아 물류기지의 거점으로 떠오르고 전남지역 투자 및 입주 업체가 세계 일류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전도민과 함께 심혈을 기울여 돕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