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은 반도체와 더불어 한국을 대표하는 IT상품이다. 세계 처음으로 CDMA를 도입, 정부·서비스사업자·휴대폰메이커가 똘똘 뭉쳐 통신의 불모지나 다름없던 한국에서 신화를 만들어냈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강 노키아와 견줄만한 대표적인 휴대폰 제조업체로 성장했고 LG전자는 세계 톱 5 진입 초읽기에 들어갔다. 팬택을 비롯한 세원텔레콤, 텔슨전자 등도 세계적인 휴대폰업체로 발돋움중이다.
한국은 이같은 휴대폰 산업의 성장에 힘입어 전세계 휴대폰의 25%인 1억1000만대를 생산한다. 단기간에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놀라운 성장세를 보인 것이다.
하지만 휴대폰의 컨버전스(융합)의 급진전과 함께 음성 중심에서 데이터 중심으로 발전하면서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휴대폰업체간 경쟁은 물론 PC, 소프트웨어, 반도체업체와도 경쟁을 벌여야하는 상황에 맞았다. 여기에 중국은 저가 단말기를 앞세워 한국 휴대폰 메이커를 위협하기 시작했고 일본은 카메라폰으로 새로운 경쟁 상대로 부각됐다. 휴대폰 전문가들은 차세대 휴대폰 시장을 선점하는 길만이 ’메이드 인 코리아’ 휴대폰의 살 길이라고 입을 모은다.
◇멀티미디어 휴대폰 시장 선점 경쟁=휴대폰이 디자인 중심에서 애플리케이션 중심으로 변모하고 있다. 휴대폰 시장이 멀티미디어 서비스 도입으로 카메라폰, 캠코더폰, 음악폰, 게임폰 등 세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시장에서도 애플케이션에 따라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노키아는 카메라폰에 게임폰 등 애플리케이션을 강조한 휴대폰으로 시장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모토로라는 카메라폰 채택이 늦어 고전하고 있다. 반면 일본 휴대폰업체들은 카메라폰을 앞세워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다행스러운 것은 삼성전자 등 한국 업체들이 경쟁업체들보다 한발 앞서 카메라폰을 비롯한 캠코더폰, 뮤직폰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능을 채용한 휴대폰을 선보이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폴더형 디자인으로 세계 휴대폰 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던 국내 휴대폰업체들이 앞으로 디자인만으로 노키아 등 세계적인 업체들과 경쟁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시장 개화=차세대 휴대폰중 가장 각광받고 있는 것은 단연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은 휴대폰에 PC를 결합한 지능형 복합단말기로 삼성전자를 위시한 노키아, 모토로라 등 메이저 휴대폰업체들이 차세대 전략 사업으로 집중 육성중이다.
스마트폰은 개인휴대단말기(PDA) 시장을 급속도로 대체하며 PC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IDC에 따르면 올해 PDA 판매는 전년대비 8.4% 감소한 1135만대를 기록할 반면 스마트폰은 1310만대가 팔려 260%나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성도 유망하다. 스마트폰은 올해 1300만대를 시작으로 내년에는 1900만대, 2005년 3200만대, 2006년 4800만대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앞으로 휴대폰업체의 명암은 스마트폰으로 갈릴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은 앞으로 국내 휴대폰 산업을 이끌어갈 차세대 단말기로 확고한 자리매김을 할 것으로 예상되며 국내 업체들 또한 노키아 등 세계적인 휴대폰업체들과 세계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주도권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한국 기업으로는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판매대수 기준으로 노키아, 소니에릭슨, 모토로라에 이어 4위에 랭크됐다. 삼성전자는 오는 2005년까지 세계 1위 스마트폰업체를 목표로 심비안 등 스마트폰 운용체계(OS)업체들과 전략적제휴를 맺고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WCDMA·휴대인터넷·위성DMB 등도 대두=이동전화서비스가 진화하면서 단말기의 형태가 다양해지고 있다. 휴대폰업체들은 서비스 방식에 따른 다양한 단말기를 개발중이다. 연말에는 WCDMA 단말기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된다. 유럽을 시작으로 한국과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WCDMA 서비스를 도입하기 때문이다. WCDMA는 앞으로 이동전화서비스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돼 시장 선점이 필수적이다.
이밖에 이동전화서비스의 혁명적인 변화를 몰고 올 휴대인터넷과 위성DMB용 휴대폰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앞으로 휴대폰 시장은 소품중 대량생산에서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바뀔 것”이라며 “적기에 제품을 출시해 시장을 이끌어야만 차세대 휴대폰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
[기고]유비쿼터스단말기 시대의 도래
-정숙희 연구원 소프트뱅크리서치&컨설팅
올해 IT업계의 화두는 단연 유비쿼터스 네트워크이다. ’언제 어디서나 존재한다’라는 의미의 유비쿼터스네트워크는 유비쿼터스컴퓨팅과 함께 IT업계의 컨버전스 바람과 맞물리면서 새로운 혁명을 예고하고 있다.
유비쿼터스 네트워크는 주변의 모든 물체 안에 컴퓨터가 내장돼 물체간, 그리고 물체와 인간 사이의 효과적인 정보 교환 및 활용이 가능하게 하는 기술로 통신, 방송 등 다양한 네트워크를 연결한다. 이같은 유비쿼터스 환경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용자들이 이용하는 단말기. 기존 오디오·비디오나 모바일 기기, PC, 가전에 네트워크를 적용한 제품과 새롭고 다양한 형태의 네트워크 대응 기기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최근 일본에서 열렸던 ‘네트월드’ 전시회는 다양한 유비쿼터스 단말기들이 등장해 많은 관심을 끌었다. 새롭고 다양한 유비쿼터스 컨버젼스 단말기의 상용화가 멀지 않았음을 느끼게 한 자리였다.
전시회에서 특히 주목을 끌었던 것은 마쯔시다의 버추얼 키보드였다. 키보드 본체는 적외선 센서가 탑재된 개체이며, 이 개체로부터 비추어진 키보드의 모양을 타이프 치는 것으로 PC에 입력이 인식된다. 마쯔시다의 자회사인 핀첸지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것이다. 버추얼 키보드는 물리적인 사이즈는 물론, 키판이나 키 접점, 배선 등의 제약을 받는 것이 없다. 센서는 투영한 키보드 자판위 1∼2밀리미터 범위를 감지한다. 이같은 가상 키보드를 특히 휴대폰이나 PDA와 같이 크기에 제한이 있는 기기에 적용할 때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전자책(e북)용 전용 단말기도 새롭게 등장했다. 무게는 약 550그램 정도이고 건전지 2개로 5000회의 화면 표시가 가능하다. 1번에 좌우 양면 2 페이지분을 고쳐 쓸 수 있어 1만 페이지까지 표시가 가능하다. 마쯔시다는 샘플을 사용한 평가 테스트를 실시중이다.
유비쿼터스 단말기는 점차 PC와 같은 고성능을 지니게 되고 유비쿼터스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핵심적인 기기간 컨버전스에 따라 더욱 복잡한 성능을 구현하게 될 것이다. 기존 독립적으로 사용됐던 정보기기들이 PC군, 가전군, 모바일군으로 모아져 기기군간의 통합이 이루어지고 있다. IPv6와 같은 기술의 도입은 이 세 군의 통합을 가속화 시킬 핵심 기술로 주목 받고 있다.
그동안 유비쿼터스 단말기들을 보면 일본과 미국의 몇 개 회사를 중심으로 자사 기술 개발에 따라 독자적으로 상품화돼 타사 제품과 호환이 되지 않았던 문제가 있었지만 올해 하반기들어 소니, IBM, 삼성전자 등과 같은 세계적인 기업들이 디지털홈네트워킹그룹(DHWG)과 같은 표준화 그룹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기술 표준화 및 제품 호환이 진행됨에 따라 향후 유비쿼터스 단말기의 진화가 더욱 가속화 될 전망이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차세대폰 판매 현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