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신수종 사업에 사활을 겁니다.”
지난달 통신케이블 및 광통신선 생산 전문업체인 (주)일진을 전격 흡수·합병하며 종합 중전기 기업으로 거듭난 일진전기의 홍순갑 사장(56·사진).
홍 사장은 이번 합병을 계기로 미래환경 신기술 분야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시키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를 위해 홍 사장은 우선 구조조정의 칼을 빼들었다.
“현재 인력조정은 계획이 없습니다. 합병에 따른 중복인력이 있다면 미래환경 신기술 분야로 재배치될 것입니다. 하지만 돈 안되는 저수익 사업은 과감히 정리합니다.”
홍 사장은 이미 작년말 일진전기의 모태사업인 알루미늄 주조분야를 매각한 바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일진그룹의 상징인 마포 사옥마저 매각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전자부품(배리스터) 분야 등 2∼3개 저수익 사업도 추가 매각의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홍 사장의 이같은 행보는 구조조정에 대한 강력한 의지의 표출로 사내·외서 평가된다.
홍 사장은 이를 통해 현재 2000억원 규모의 차입금을 모두 없애, 오는 2006년부터 무차입 경영을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구조조정을 통해 얻어진 유동성 등을 바탕으로 신규사업에 대한 투자를 늘려나갈 것입니다.”
내년부터 오는 2007년까지 신규사업에만 매년 100억원씩 총 400억원이 집중 투입, 기업의 핵심역량을 강화한다는 게 홍 사장의 구상이다.
◆사업전략
홍순갑 사장은 현재 배기가스저감장치(DPF) 등 총 6개 분야를 차세대 성장엔진 사업으로 선정해 놓고 있다.
더불어 오는 2005년까지는 초고압케이블이나 광케이블 등 기존 수익사업의 유지·발전에도 전력을 다할 예정이다.
특히 일진전기는 단품 위주로 생산되던 주력 제품들을 합병 이후 패키지화할 수 있게됐다. 따라서 홍 사장은 통신선과 전력선의 세트화를 통한 원스톱 마케팅이 가능하게 된 점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일단 기존 사업의 입지를 강화해 놓은 뒤 2005년 이후부터는 6대 신수종 품목에 사업역량을 보다 집중하겠다는 게 홍 사장의 복안이다.
일진전기가 주력하고 있는 DPF사업의 경우 이미 지난 99년부터 배기가스 오염물질 정화장치 개발을 진행, 내년부터는 완성차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디젤차에 장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홍 사장은 “정부의 경유승용차 판매 허용이 가시화됨에 따라 그에 따른 수요도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홍 사장은 오는 2010년까지 초전도 개발에만 50억원 투자, 분말 부문에서 선도기업의 입지를 굳히겠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오는 2005년 9700억원의 시장규모가 예상되는 직접부하제어사업(DLC)과 관련, 현재 일진전기는 4만1000kW의 부하를 확보하고 에너지관리공단의 설치공사에 참여중이다.
특히 홍 사장은 수출 등 글로벌 경영체제 마련에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톈진과 광쩌우 등 중국내 5곳과 터키 1곳 등에 현지 합작법인을 운영 중인 일진전기는 중국과 남미에 합작법인을 추가할 예정이다. 이를 발판으로 홍 사장은 현재 14개인 해외 판매망을 오는 2007년까지 26개로 늘려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