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이하이디스를 잡아라.’
LCD장비업체 CEO들이 비오이하이디스(이하 하이디스)에 구애작전을 펼치기 위해 대거 만리장성을 넘는다.
오는 26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하이디스 5세대 LCD공장 착공식에 참석하기 위해 무려 50여명의 CEO가 중국행을 예약해놓은 상태다.
하이디스측이 밝힌 참석인원은 CEO와 부사장 등을 합쳐 이보다 더 많은 70여개 업체 100여명에 달한다. 초청장을 보낸 업체의 95%이상이 참석의사를 밝혀왔다는 것이 하이디스측의 전언이다.
외국 패널업체가 현지에서 개최하는 공장 착공식에 국내 장비업체 CEO가 이처럼 무리지어 참가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
특히 주성엔지니어링 황철주 사장, 한국디엔에스 임종현 사장, 케이씨텍 권봉수 사장, 에스티아이 노승민 사장 등 내로라하는 국내 LCD장비업체 CEO는 물론 AKT, 알박, 도쿄일렉트론, 캐논 등 외국계 장비업체 한국지사장이나 임원도 대거 참석키로 했다.
한마디로 국내 LCD장비업계 주요 경영진을 몽땅 베이징에 집합시키는 양상이다.
에스티아이 노승민 사장은 “착공식에 참석하는 CEO 규모로 볼 때 삼성전자나 LG필립스LCD의 공장 착공식에 맞먹을 정도”라며 “국내에서 좀처럼 만나기 힘든 주요 CEO들을 중국 현지에서 모두 만날 판국”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장비업체 CEO들이 대거 중국행에 나선 것은 하이디스 5세대 공장 착공은 장비발주의 신호탄이기 때문.
하이디스는 이번 착공식을 시작으로 5세대 라인 장비발주에 착수, 내년 3분기까지 장비반입을 끝낸다는 계획이다. 총 설비투자 규모가 12억달러(1조5600억원)에 달하는 만큼 국내업체로서는 당연히 눈독을 들일 수밖에 없다.
한 CEO는 “하이디스가 비록 중국 비오이그룹에 매각됐지만 생산시설 대부분이 한국에 있는데다 핵심기술이 국내 엔지니어에 좌우 되는 만큼 삼성이나 LG와 비슷한 한국업체로 볼 수도 있다”며 “이 때문에 국내 장비업계에 하이디스 5세대 라인 장비발주 소식은 삼성이나 LG의 신규투자에 비견될 만큼 엄청난 특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몇몇 CEO들은 하이디스 착공식에 앞서 23일 남경에서 열리는 중국 NSMC 반도체공장 착공식에 참석하거나 협력업체를 방문하는 일정까지 잡고 있다. 내친 김에 중국 비즈니스에 한층 힘을 쏟아보자는 심정이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