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우회마다 자구책 마련 나섰다

"전자상가 매장 전대 관행이 임대료 폭등 부추긴다"

 집단 전자상가 임대료 인상 요인의 하나인 ‘상가 전대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상인들의 자구노력이 본격화되고 있다.

 16일 관련 상가에 따르면 용산전자단지와 테크노마트 내 각 상가 상우회는 현재 주요 집단 전자상가에서 적용되고 있는 상가 전대 관행이 궁극적으로 상가 임대료 인상 및 상품 경쟁력 약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보고 상가 건물주나 임차인과의 논의를 통해 이를 해소해 나가기로 했다.

 전대는 임차인이 매장을 임대받은 후 이를 직접 운영하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재임대하는 것으로 용산 전자단지와 테크노마트 등 집단 상가에서 임대료 인상의 주된 요인으로 꼽혀 왔다. 매장이 재임대되는 과정에서 임대료가 비정상적으로 상승하고 이 비용이 결국 상품 판매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집단 상가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용산 단지내 선인상가·나진상가 등은 전체 매장의 90% 가까이 전대 매장이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관광버스터미널·전자랜드·원효 등 다른 상가도 전체의 30%∼40% 가까이 전대가 이뤄지며 건물주의 관리가 비교적 치밀한 것으로 알려진 테크노마트도 작년부터 전대 매장이 늘어나면서 각종 문제를 야기하고 실정이다.

 이에 따라 각 상가 상우회는 전대를 근절해 임대료 인상 등의 부작용을 줄이고 상가 경쟁력도 회복시키기 위해 자구책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선인컴퓨터상우회는 최근 법원으로부터 상인들이 계약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여는 성과를 거뒀다. 상우회는 재계약 과정에서 법원에 복잡한 전대차 구조가 상가 경쟁력을 약화시킨다는 문제점을 적극 알려 상인이 임차권을 획득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상가 소유주인 지포럼과 강제관리 종료 후에도 상인과 우선적으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도록 약정을 맺는 등 전대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적극 나서고 있다. 또 여건상 전대를 완전히 근절하기 어려운 곳은 상우회와 건물주가 협조해 임대 재계약시 임차권 획득 기회를 늘여가는 한편 전대를 하더라도 임차인이 비정상적으로 임대료를 올리지 못하도록 하는 우회적 방법을 추진 중이다.

 나진컴퓨터상우회도 앞으로 임대계약 체결 통로를 상우회로 일원화해 상우회가 제시한 임대료 가이드라인 이상으로는 임대료를 인상하지 못하도록 할 방침이다. 또 건물주인 나진산업과 협력해 임대 재계약시 상인의 임차권 획득 기회도 늘려나갈 계획이다. 관광버스터미널상우회도 건물주와 공동으로 전대매장을 적극 단속하는 한편 불가피하게 전대가 이뤄지더라도 임대료를 최대한 낮출 수 있도록 집단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권재활 관광버스터미널 컴퓨터상우회 회장은 “전대로 인한 매장 임대료 상승으로 바가지 상혼, 호객 행위 등이 극성을 부려 상가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매장의 잦은 이동으로 소비자들이 애프터서비스 장소를 찾지 못해 혼란을 겪는 등 부작용이 늘어나고 있다”며 “건물주와 적극 협력해 투기성 전대가 자리잡지 못하도록 대책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