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거버넌스]사이버 주권 찾기 시급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주요 연구 영역

 ‘사이버 주권에서부터 정보사회 역기능까지.’

 인터넷 거버넌스 연구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정보사회 전문가의 활동이 활발한 가운데 어떤 연구들이 이뤄져야하는 가에 대한 논의도 일고 있다.

 한국인터넷정보센터(KRNIC)이 지난 6월 외부기관에 의뢰해 연구한 ‘인터넷 거버넌스 센터 설립을 위한 컨설팅 보고서’는 인터넷 거버넌스 연구는 인터넷 발전단계에 따라 이뤄져야 하며 현재 우리나라와 같은 인터넷의 매스미디어가 일상화된 구조에서는 인터넷 기반 거버넌스(기술적 영역), 인터넷 지원 거버넌스(사회 경제적 영역), 인터넷 활용 거버넌스(정치 사회적 영역) 등 모든 부분에서 연구가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2대의 PC간 데이터 교환이나 모뎀을 통한 데이터 교환이 주를 이룬 7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인터넷의 관리대상은 상호 프로토콜과 같은 기술에 국한됐지만 앞으로는 점점 사회, 경제, 정치 등 비기술적인 부분에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국내 인터넷 거버넌스 연구에서는 무엇보다 사이버 상에서의 우리나라 주권찾기 움직임이 무엇보다 중요하게 부상할 전망이다. 현재 세계 인터넷 산업은 각국별로 자율성을 보이는듯 하지만 실제로는 미 상무성 산하의 ICANN에 의해 독점 운영·관리되고 있다. 전세계 국가의 도메인을 관리하는 기구가 미 상무성의 지휘를 받고 있다는 것 자체가 현행 인터넷 체계의 문제점을 보여준다.

 ICANN의 절대권력이 가능한 이유는 피라미드형 계층 구조를 갖는 가장 상단에 모든 주소의 위치정보가 담겨있는 A루트 서버를 갖고 있기 때문. 전세계 13개 루트서버 가운데 나머지 12개는 A의 복사본에 다름 아니며 최상위 등록 및 삭제기능을 가질 수 없다.

 모 인터넷 전문가는 “A루트 서버에 대한 관리권자가 궁극적으로 최상위 도메인의 추가위임, 삭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이는 최악의 경우는 한 국가의 군사적, 경제적, 사회적 기능을 마비시킬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국내 인터넷주소체계를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권한이 제한돼 있는한 인터넷 주권은 반쪽짜리가 되는 것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른 국가들과 연대해 글로벌 및 로컬 수준의 인터넷 관리 모형을 새롭게 개발해야하는 과제가 도출된다. 또 ICANN의 폐쇄적인 A루트 서버관리 체제를 변화시킬 대안을 모색하는 것과 기술적으로 개별국가의 인터넷 관리 기능이 하나의 상위 관리주체에 의해 영향받지 않는 도메인네임시스템(DNS) 운영방안 및 새로운 거버넌스 구조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된다.

 이 같은 전제하에 기반 거버넌스 영역에서는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의 기능 및 품질을 보장할 수 있는 표준 프로토콜 △인터넷 주소를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공간(IP체계, 도메인 공간) △주소관리 서버관리 △인터넷 성장 가능성을 보장하는 기술구조 개발 등이 연구 대상으로 거론된다.

 지원 거버넌스 영역에서는 △인터넷 현황에 대한 조사 및 통계 △신기술과 인터넷 발전을 위한 국제협력 △광범위한 접근성 보장 및 촉진 △커뮤니케이션 및 참여보장을 위한 규칙과 규율 △지역적 차원의 사법권에 대한 명확한 규정 등이 연구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마지막으로 활용 거버넌스 영역은 △통신 및 콘텐츠의 전달 유통 및 상업화와 통제 문제 △콘텐츠 제작 형식, 내용, 절차 변화 △인터넷의 활용과 정치과정 및 지형의 변화 △인터넷과 경제생활의 변화 및 방향정립 △인터넷과 가족 및 공동체 변화 등을 포함한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