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를 신성장의 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서 산업적인 효과가 큰 단기적인 육성책과 함께 분야별 중점 과제를 도출해 진흥원의 역량을 집중할 생각입니다.”
16일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KIPA)은 고현진 원장 취임 후 첫 공식 기자간담회를 갖고 최근 단행한 조직개편 골자와 새로운 정책 방향에 구상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고 원장이 밝힌 KIPA의 정책 방향은 선택과 집중으로 요약될 수 있다.
그동안 소프트웨어진흥원의 정책이 인력양성 및 해외 마케팅 채널 등 소프트웨어 산업 육성을 위한 토대와 인프라 구축에 초점이 맞춰 있었던 것과는 달리 직접적인 효과가 있는 육성책에 진흥원의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더욱이 소프트웨어 전체 산업을 대상으로 하지 않고 국내외 시장의 현황과 국내 업계의 경쟁력을 감안해 승산이 있는 분야를 지원하는 우선 순위를 두겠다는 전략이다.
이같은 방침에 따라 KIPA는 △공개소프트웨어에 대한 전면적 지원체제 개편 △임베디드 산업 지원 △패키지·솔루션 업체를 위한 내수시장 창출 및 지원 △SI시장 체질 개선을 위한 제도 개선 △벤처지원에 대한 효과적인 모델 재정립 △콘텐츠(게임, 모바일) 육성 강화 △해외진출 지원 등 7개 중점 과제를 정했다.
특히 공개소프트웨어와 임베디드 산업에 대해서는 진흥원의 역량을 총 동원해 집중 육성에 나설 계획이다.
최근 단행한 KIPA의 조직 개편에도 이같은 의지가 담겨 있다. KIPA는 이를 위해 조직을 1실 4단 1센터 체제로 개편하면서 IT SoC사업단과 소프트웨어공학센터를 신설하고 벤처육성단을 소프트웨어사업단으로 확대하는 등 위상을 강화했다.
공개SW 육성정책과 관련, 공개SW팀을 센터로 격상시키고 예산을 확대하는 한편 한·중·일 3국 연대를 통한 국제 표준화 작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또 KIPA 내부 시스템을 연말까지 리눅스로 모두 전환하고 지자체와 학교, 공공기관 세 곳에 레퍼런스 사이트를 구축해 리눅스를 비롯한 공개SW 기본 수요를 창출하기로 했다.
KIPA는 또한 패키지를 소프트웨어 산업의 핵심으로 보고 이의 육성에도 적극 나선다. 패키지·솔루션 분야에서 시장을 주도하는 주요 국산 제품을 선정해 공공기관에 도입하고 시범사이트를 구축하는 등 시장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다음은 고 원장과의 일문일답.
- 우리나라 소프트웨어산업의 당면과제는.
▲전세계적으로 정보기술(IT)산업은 조정기에 와 있다. 기술개발속도가 굉장히 빨라 기업들은 더 이상 기술력만으로 시장에서 차별화를 꾀할 수 없다. 모방제품, 대체재가 산재한 세계 시장에서 국내 SW업체들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 우리나라 소프트웨어산업이 경쟁력이 있나.
▲소프트웨어산업은 그 자체로 경쟁력을 평가하기 보다는 IT산업 전체의 시너지효과를 고려해 정책을 세워야 한다. 소프트웨어는 하드웨어에 비해 매출 규모가 떨어지지만 IT산업의 원천 경쟁력이 되는 기반 산업이다.
IT아웃소싱기업인 IBM이 수년간 티볼리, DB2, 웹스피어 등 자체 솔루션 확보에 많은 투자를 해 온 것도 결국 하드웨어만으로는 고부가가치 수익구조를 만드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동전화단말기나 PDA, 로봇 등 하드웨어 산업도 결국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개발이 뒷받침돼야 세계 시장에서 앞서갈 수 있다.
- 공개SW 육성에 전면적으로 나서고 있는데.
▲우리나라 소프트웨어산업은 원천기술확보, 수출경쟁이 당면과제인데 그런 점에서 공개SW는 적극 육성해야 한다. KIPA는 공개SW 붐을 조성하기 위해 우선 전문인력 커뮤니티를 형성할 생각이다. 기본 수요 창출을 위해 레퍼런스사이트 구축사업도 진행 중이다. 리눅스협의회 등 단체도 일부 개편하고 지역별로 공개SW 지원센터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창희기자 changhlee@etnews.co.kr·조윤아기자 forang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