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셈·에프에스티·라셈텍 등 이른바 반도체용 칠러(자동온도조절장비)업체 ‘3인방’이 사업다각화를 통한 몸집 키우기 경쟁에 돌입, 관심을 모으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니셈이 최근 카메라 모듈 조립사업에 진출한 데 이어 라셈텍과 에프에스티도 각각 LED와 LCD용 펠리클 양산을 위한 설비투자를 서두르는 등 수익구조 다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이들 업체는 신규사업에 20억∼30억원의 거금을 쏟아부으며 주력사업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유니셈의 경우 25억여원을 투입해 카메라모듈 조립라인을 구축하고 있으며, 라셈텍은 오는 24일 유상증자를 통해 28억여원을 확보, LED 및 PDP 스크린마스크 생산설비 투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에프에스티도 현재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LCD용 펠리클 연구개발이 완료되는 대로 신규 설비투자를 검토할 계획이다.
이들 3인방이 일제히 사업다각화에 나선 것은 주력제품인 칠러가 국내뿐 아니라 해외시장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안정적인 수입원으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올 상반기 에프에스티가 작년대비 매출이 108%로 급증한 것을 비롯, 유니셈과 라셈텍도 작년보다 50%이상 실적이 향상돼 현금 유동성이 좋아진 데다 경영에 자신감을 얻은 것도 신규투자 배경으로 풀이된다.
유니셈 관계자는 “칠러와 가스스크러버 등이 효자품목으로 꾸준한 매출 성장을 보이며 궤도에 올라서면서 여유가 생긴 것이 사실”이라면서 “차세대 성장동력 발굴차원에서 카메라모델 조립사업에 진출했으며 다른 아이템 발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이들 3인방의 칠러사업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이전의 높은 성장률이 둔화될 것에 대비한 자구책 성격이 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반도체 장비의 경우 소자업체의 투자유무에 따라 극심한 경기변동을 보이는 만큼 사업다각화를 통한 리스크 분산이 필수적”이라며 “이들이 새로 진출하는 LED, LCD, PDP 등은 마침 차세대 성장산업으로 꼽히는 만큼 연착륙할 경우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잡을 전망이지만 자칫 역량 분산돼 주력업종마저 부실화 될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현금 유동성 좋아져 차세대 사업에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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