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수익률이 통신주에 대한 투자메리트로 급부상하고 있다.
KT가 지난 16일 내년도 주당 배당금을 올해의 두배 이상 지급하겠다는 결정을 내린 것을 계기로 배당수익률이 성장성, 수익성 등과 함께 통신주 투자를 부르는 요인으로 떠올랐다.
특히 KT가 예정대로 내년 주당배당금을 올해의 배 이상 수준으로 집행할 경우 주주 배당수익률은 최소한 3.8%(주당 배당금 1720원)에 달하게돼 세계 주요 통신주들과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는 최상위권에 올라서게 된다.
17일 대우증권이 분석한 국내외 통신주 배당수익률 지표에 따르면 KT의 내년도 예상 배당수익률은 4.4%(주당 배당금 2000원)로 미국 SBC, 유럽 TIM, 중국 차이나유니콤, 호주 텔스트라에 이어 세계 5위에 랭크됐다. <표참조>
더구나 몇몇 통신주의 배당수익률이 KT의 수준을 앞지르고 있다 하더라도 미국, 유럽, 아시아 등 권역별로 나눈 배당수익률 평균치는 2.8∼3.8%선에 머물러 모두 KT의 배당수익률을 밑돌았다.
이는 KT가 세계 통신주의 전반적 투자흐름으로 굳어진 ‘이익의 주주 환원’에 있어서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을 위치에 올라섰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증시 전문가들도 이번 KT의 결정이 한순간의 ‘계기성 발표’가 아니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대우증권 양성욱 연구원은 “KT가 민영화 이후 지속적으로 밀어붙여온 배당정책의 개선작업이 결국 내년에는 배당수익률 4%선을 넘기는 것으로 현실화될 것”이라며 “현재 2%선인 배당수익률이 배로 늘게되면 KT의 상대적 투자 약점을 상당부분 커버해줄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평균 발생하는 잉여현금흐름(FCF) 전부를 배당으로 돌린다면 KT의 배당수익률은 최고 13%까지 높아질 수 있다”며 “아직도 상승 여유가 많다는 점에서 KT는 계속적으로 이 부분을 파고들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한편 SK텔레콤은 지표상 배당수익률이 1%로 KT에 비해 상당히 뒤쳐진 수준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무선 인터넷 등 여전히 성장성을 틀어쥐고 있는 SK텔레콤과 유선부문 KT의 배당수익률을 절대 평가해 높낮이를 결정할 수 없다는 신중한 자세를 보인다.
SK텔레콤은 이전의 행보가 그래왔듯 발생하는 이익으로 배당보다는 자사주 소각 등의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양 연구원은 “KT는 성장성 정체라는 투자자의 우려를 배당이라는 돌파구를 통해 뚫고 나가야할 필요성을 크게 안고 있는 상황”이라며 “배당수익률 수치만으로 KT와 SK텔레콤의 투자 우위를 가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KT의 배당수익률, SK텔레콤의 이익소각 등 양사의 주주환원 정책 전체를 묶어 ‘통신주 투톱’의 투자 긍정성을 직시할 때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더 하고 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표>세계주요 통신주 배당수익률
지역 기업 배당수익률 PER
한국 KT 4.40% 8.7
SK텔레콤 1.00% 8.5
북미 SBC 4.80% 13.4
버라이존 4.40% 12.9
AT&T 4.00% 9.5
벨사우스 3.50% 12.8
스프린트FON 3.30% 11
올텔 3.00% 15.4
평균 3.80% 12.5
유럽 TIM 5.60% 17.3
BT 4.30% 8.6
텔레포니카 2.60% 11.8
보다폰 1.70% 14.1
오렌지 0.00% 17.5
평균 2.80% 13.9
아시아 차이나유니콤 7.20% 13.2
텔스트라 6.00% 16
차이나텔레콤 3.00% 15.3
차이나모바일 2.60% 11.6
싱텔 2.50% 13.4
NTT 1.00% 17
NTT도코모 0.30% 22.7
평균 3.20% 15.6
자료:대우증권, KT는 주당배당금 2000원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