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대원씨앤에이·에스엠·코코엔터프라이즈 등 이른바 문화산업 관련주가 17일 일제히 오름세를 탓다. 16일 정부가 내년 1월부터 일본 영화·음반·게임 등에 대해 국내 시장을 완전 개방키로 함에따라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4차 일본 대중문화 개방 조치가 국내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증권사들의 분석이 주류를 이루면서 장후반으로 갈수록 상승 폭은 다소 둔화되는 모습이었다.
◇판권 보유 업체가 최대 수혜주될 듯=17일 국내 주식 시장에선 일본 애니메이션 전문업체인 지브리스튜디오와 국내 판권 계약을 맺고 있는 대원씨앤에이가 전날보다 5.58% 오른 6620원을 기록한 것을 비롯 대원씨아이( 2.98%), 에스엠(4.76%), 코코엔터프라이즈(4.62%) 등 애니메이션·음반·비디오 게임 관련 종목들이 직접적 수혜주로 꼽히며 일제히 동반 상승했다.
이들 종목은 그동안 일본 기업들과 협력 관계를 유지해온 업체라는 점에서 이번 개방 조치의 최대 수혜주로 꼽혔다. 대우증권은 분석 보고서를 통해 에스엠엔터테인먼트의 경우 일본 음반기획사인 아벡스사 및 TV아사히 등과 음원계약을 맺었고 대원씨앤에이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원령공주’ 등을 공급하는 지브리스튜디오 애니메이션의 국내 판권을 확보하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또 코코는 일본 캡콤과 코코캡콤을 설립해 비디오게임 소프트웨어를 유통중이어서 향후 개방의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했다. 세종증권은 이번 조치의 최대 수혜종목으로 대원씨앤에이를 꼽았다.
◇국내 업체의 경쟁력 제고에 장기적으로 긍정적 영향=이날 증시에선 직접적인 수혜 종목은 물론 일본 문화 개방으로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들의 주가도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평가됐다. 예당(6.89%), YBM서울(1.88%) 등 음반주들과 엔씨소프트(0.90%), 액토즈소프트(0.72%), 소프트맥스(2.06%) 등 게임주들의 주가도 소폭 상승했다. 하지만 일본 영화의 개방으로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영화 분야의 경우 CJ엔터테인먼트와 플레너스가 장초반의 상승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하고 전일보다 각각 2.35%, 3.43% 하락한 채 마감했다.
증권가에선 이번 개방 조치가 국내 업체에 부정적일 것으로 보지않는 분위기가 주류를 이뤘다. 교보증권 김창권 연구원은 “일본 영화는 헐리우드와 같은 메이저가 아니고 음반 시장의 경우 이미 MP3 등을 통해 국내시장에 많이 유통되고 있다”며 “정부의 4차 일본 대중문화 개방에 따른 국내 업체의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LG투자증권 이왕상 연구원도 “일본의 대중문화 개방으로 단기적으로 국내 영화업체의 부정적 영향을 예상할 수도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국내업체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어 일본 대중문화 개방이 국내 업체에 미칠 영향을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