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추계 인텔개발자포럼(IDF)의 둘째 날인 17일(현지시각) 인텔은 노트북과 PDA, 휴대폰 등에 사용되는 신기술을 대거 선보이고 모바일 시장을 겨냥한 청사진을 밝혔다.
이는 성장세가 둔화된 기존 PC시장 대신 미래의 컴퓨팅환경을 주도할 모바일 분야로 시장영역을 확장하려는 인텔의 포석으로 풀이된다.
인텔의 아난드 찬드라세커 모바일 플랫폼그룹 부사장은 기조연설에서 “커뮤니케이션과 컴퓨팅의 융합이 IT경제를 이끌 것”이라며 새로운 모바일 프로세서와 플랫폼을 공개했다.
그는 “노트북용 펜티엄M CPU의 차기 모델인 도단(Dothan)이 4분기부터 시험양산에 들어가고 센트리노를 잇는 새로운 모바일플랫폼 소노마(SONOMA)가 내년 하반기 중에 등장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90나노공정에서 양산될 도단은 1억4000만개 트랜지스터와 2메가 캐시를 내장해 기존 펜티엄M CPU보다 멀티미디어 처리능력이 월등히 향상됐다.
또 기존 센트리노기술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소노마는 802.11a/b/g 통신규격을 모두 지원하는 칼렉시코-2, 도단CPU, DDRⅡ 메모리, PCI익스프레스를 지원하는 고성능 노트북환경으로 많은 관심을 끌었다.
인텔은 이날 PDA와 휴대폰에 들어갈 차세대 프로세서 벌버디(Bulverde)의 데모도 선보였는데 휴대폰기반 환경에서 400메가 픽셀의 고화질 정지영상과 풀모션 비디오를 처리하고 X박스용 최신 3D게임까지 구동하는 성능을 과시했다.
엔터프라이즈 부문에서 내년 상반기에 90나노공정 기반의 기업용 프로세서 노코나(Nocona)를 출시하고 후속모델 포토막(Potomac), 제이호크(Jayhawk)를 하반기에 잇따라 양산할 것이라고 인텔측은 밝혔다.
참가자들은 이번 추계 IDF에 대해 인텔이 컴퓨터 프로세서업체라는 딱지를 떼고 이동통신과 디지털홈시장의 주역으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고 기술 측면에서 유비쿼터스 컴퓨팅이 확실한 대세로 자리잡았음을 확인한 행사였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한편 전세계 190여 IT기업이 참가한 IDF전시장의 국내 기업 부스 중에는 아이큐브에 가장 많은 관객이 몰려들어 전날 이노베이티브 PC어워드를 받은 유명세를 실감케 했다.
◆ 이모저모
○…론스미스 무선통신컴퓨팅그룹 수석부사장은 컴퓨터와 통신의 융합(컨버전스)시대를 맞아 인텔이 이동통신, 디지털홈 분야로 진출하는 것은 외도가 아니라 기업발전의 당연한 수순이라고 강조해 눈길.
그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인텔이 휴대폰 칩세트를 생산하는 것이 주력사업을 바꾸는 의미냐는 질문을 받자 반도체기술의 기본은 끊임없는 확장이며 인텔은 새로운 컨버전스시장을 창조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번 추계 IDF행사의 기술적 화두가 이상적인 무선통신환경에 맞춰지면서 이 분야에서 앞선 IT한국의 위상이 높아졌음을 실감.
인텔은 이번 행사에서 삼성전자와 맥슨텔레콤의 일부 휴대폰기종도 자사 CPU를 채택했다며 와이어리스시장에서 인텔의 경쟁력을 홍보해 눈길.
또 행사기간 인텔은 ‘디지털 모터코치’라는 첨단버스로 새너제이 시내를 1시간 동안 돌면서 무선랜 환경을 시연하는데 한국에는 이미 핫스폿존이 1만개가 넘는다고 얘기하자 미국쪽 관계자가 놀라기도 했다.
○…전세계 190여 IT기업이 참가한 IDF전시장에는 하루 평균 1000명이 넘는 관객이 몰려들어 성황을 이루는 가운데 국내 기업 부스 중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 대기업을 제치고 아이큐브에 가장 많은 관객이 들끓어 전날 이노베이티브 PC어워드를 받은 유명세를 실감.
아이큐브 관계자는 예상보다 훨씬 많은 관람객이 모여들자 과도한 관심이 부담스러울 정도라면서도 기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새너제이(미국)=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