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가 세계에서 가장 작고 가벼운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기는 MLCC 기술력에서 일본을 처음 추월한 것은 물론 세계 1위 품목의 가능성을 한층 제고한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전기(대표 강호문)는 머리카락 굵기와 크기가 비슷해 눈으로 형상이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극소형이고 무게도 90㎍으로 초경량인 ‘0402(0.4X0.2mm) MLCC’를 일본 무라타보다 한 발 앞서 개발, 내년 상반기중 양산에 들어간다고 18일 밝혔다.
0402 MLCC는 기존 최소형 제품인 0603 MLCC에 비해 부피가 3분의 1 이하이며 현재 가장 많이 사용중인 1005 MLCC에 비해 그 부피가 15분의 1에 불과한 초소형 제품으로 휴대용 전자기기 초소형화에 파급 효과가 커 향후 그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제품이다.
또 0402 MLCC는 소주 한 잔 분량의 가격이 1500만원 이상에 달해 금보다 비싼 고부가 제품이다.
삼성전기는 ±2㎛ 수준의 초정밀 내부전극 인쇄기술과 외부전극 폭을 100㎛ 미만으로 형성하는 외부전극 도포 기술을 개발하고 칩의 정확한 형상을 유지하기 위해 압착·절단·연마 공정에 신공법을 도입함으로써 이번에 극소형 MLCC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 중앙연구소 김재조 상무는 “이번에 세계 최소형 MLCC 개발을 조기에 완료, 선진사와 동등한 수준의 경쟁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며 “삼성전기가 선행 제품 개발 체재에 도입한 이래 처음 얻는 성과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삼성전기는 2004년 하반기 이후 0603 MLCC와 더불어 0402 MLCC가 초소형 MLCC 시장의 주종을 이루고 단일 품목으로 1조원 이상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측, 내년 상반기 중에 양산검증을 완료한 제품을 출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또 이 회사는 MLCC를 2007년까지 세계1위 품목으로 육성하기 위해 핵심 원료인 세라믹파우더의 일부 물량을 자체 생산하는 것은 물론 품질 및 프로세스 개선을 통한 원가절감 활동과 고용량 제품의 매출비중 확대를 통해 제품 경쟁력을 강화한다.
삼성전기 김종희 상무는 “0603 MLCC를 일본 무라타보다 2년 늦게 개발, 그동안 일본을 뒤좇아 가는 식이었으나 이번에 0402 제품을 수개월 먼저 개발, 처음 추월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번 개발 성공으로 세트업체를 이끌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단위면적당(cm2) 실장되는 MLCC 수는 모바일기기의 기술발전으로 2001년 약 40개에서 현재 약 50개, 2005년에는 60개로 예측되며 이를 위해 부품의 초소형화가 요구된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