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신교통카드` LG컨소시엄 선정 배경

 서울시가 18일 신교통카드시스템 구축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 1위로 우세가 점쳐졌던 삼성컨소시엄을 제치고 LG 컨소시엄을 낙점한 것은 ‘공공성’ 확보에 초점을 맞춘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업계 전문가들도 이번 서울시의 심사 결과를 기존 교통카드시스템과의 무리없는 연계와 신교통카드시스템을 운영할 법인의 의사결정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풀이하고 있다.

 이와관련, 전문가들은 LG 컨소시엄이 무난히 서울시와 최종 사업자 계약에 이를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서울시가 이번 사업을 위해 지난 1년동안 관련 업체들과 세부내용에 대한 충분한 사전 교감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또 심사과정에서 가장 민감한 부분이었던 신교통카드시스템 운영법인에 대한 서울시 지분율 등도 양 컨소시엄측과 충분히 논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즉 서울시는 사업자 선정을 전후해서 일어날 여러가지 ‘일’들을 고려하여 LG컨소시엄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LG 컨소시엄, 전 항목서 우수=서울시는 17일 전격 단행한 심사에서 총 7개 항목 중 ‘투자대비자기자본금액’ 항목에서만 삼성 컨소시엄이 앞섰으며 나머지는 LG컨소시엄이 모두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밝혔다. 특히 최대 250점이 배정돼 관심을 모았던 운영법인의 서울시 보유지분 제공 부문은 LG가 35%, 삼성이 31%를 각각 제시, 이 부문에서 이미 LG측이 크게 앞섰다.

 LG컨소시엄은 또 운영법인 수익률의 2%를 교통발전기금으로 배정한 반면, 삼성은 교통정보화 정책을 지원할 연구소 설립을 제시했다. 결국 총점에서 LG컨소시엄이 54.6점 차이로 삼성컨소시엄을 따돌리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서울시, 기밀유지에 만전=서울시가 이번 심사에서 가장 신경쓴 것은 기밀유지. 특히 심사를 맡은 15인 평가위원회 구성은 특급작전을 방불케 했다. 서울시는 차후의 불협화음을 방지하기 위해 사업제안서 마감 이후부터 시 관계자들에게 함구령을 내렸으며 평가위원 구성에도 ‘뒷말 차단’을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역력했다.

 서울시는 특히 평가위원에 시 공무원들은 우선 배제한 채 양 컨소시엄으로부터도 미리 제출받은 ‘기피’ 평가위원 명단을 참고하여 분야별로 160명에 달하는 전문가 평가위원 풀을 구성했다. 이 과정에서 당초 계획보다 심사 일정이 지연돼, 결국은 예정일보다 9일이나 지난 17일에서야 최종 평가위원회를 구성할 수 있었다.

 ◇LG ‘희색’, 삼성 ‘의외’ 반응=LG 컨소시엄측은 정식 발표 직전인 이날 오전 10시 30분경 서울시로부터 공식 통보를 받고 ‘희색’이 만면한 반면 삼성컨소시엄측은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심사가 완료된 17일 저녁부터 발표 당일 오전까지 증권가와 업계에는 삼성 컨소시엄이 유리하다는 소문이 퍼졌기 때문이다. 삼성컨소시엄에 참여했던 업체들은 17일 저녁 자축하는 의미의 모임까지 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막상 결과가 LG컨소시엄으로 확정된 것으로 나타나자 크게 실망하는 동시에 의외의 결과라는 반응을 보였다.

 ◇LGCNS, 스마트카드 업계서 급부상=이번 사업이 사상 최대규모 스마트카드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LGCNS는 스마트카드 업계의 톱스타로 부상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또 이 컨소시엄에 참여한 인테크, 씨엔씨엔터프라이즈 등 교통카드시스템 사업자들은 이번 선정으로 크게 안도하는 분위기다. 특히 시스템 구축업체인 하이스마텍은 이날 주가가 폭등을 하는 등 최대 수혜주로 꼽히고 있다.

 LGCNS는 신교통카드시스템 운영법인의 최대주주가 될 서울시를 제외한 대주주가 됨에 따라 신교통카드시스템의 구축은 물론 운영까지 전담하게 되며 이를 기반으로 해외시장 진출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돼 관련 업계에서 크게 두각을 나타낼 전망이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