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극심한 교통체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서울 시내 한복판을 아우토반 달리듯 질주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서울 시내 도로에서 교통정체로 고생해 본 운전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상상해 봤을 생각이다. 새벽시간 아슬아슬하게 시내 곳곳을 질주하는 오토바이 폭주족들이 부러울 때도 있다. 하지만 이제는 도심 질주도 더이상 폭주족 처럼 목숨을 내걸고 곡예 운전을 하지 않아도 된다.
서울 시내를 사이버 상에 그대로 옮겨 놓은 레이싱게임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최근 본격 서비스에 돌입한 ‘시티레이서 온라인’은 이같은 도시인들의 욕망을 충족시켜주기에 충분한 온라인 레이싱게임이다.
이 게임은 누구라도 접속하기만 하면 처음부터 들려오는 강한 비트의 배경음악을 들으며 무한질주의 충동을 느낄 수 있다. 물론 질주의 배경은 서울 시내를 가로지르는 거미줄처럼 얽힌 도로다. 지금 당장 달려볼 수 있는 도로는 광화문과 종로 및 동대문 일대를 중심으로 한 총연장 60㎞의 강북 지역 도로망. 달리다보면 광화문이나 이순신장군 동상, 세종문화회관, 청와대, 동대문, 남대문 등 낯익은 건물과 풍경은 스쳐 지나간다. 교통표지판과 광고물까지도 서울 강북지역의 도로와 주변 풍경을 축소해 놓은 것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친근하다.
레이싱에 동원하는 차량도 모두 국산차라 더욱 실감이 난다. 현재 선택할 수 있는 차량은 기본이 되는 10개. 앞으로는 주기적으로 추가해 40여대까지 지원될 예정이다.이들 차량은 레이서가 원하는 대로 색상을 달리하거나 튜닝을 할 수 있다. 특히 튜닝을 통해서는 외관은 물론 엔진과 타이어 및 서스펜션 등의 아이템을 사용해 성능까지 바꿀 수 있다. 튜닝은 게임을 통해 벌어들인 사이버머니를 이용해 50여가지의 튜닝 부품을 구입해 사용하면 된다.
더구나 이 게임은 온라인 롤플레잉게임의 개념을 도입해 수백명의 유저들이 하나의 맵에서 배틀, 퀘스트 등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자신만의 차량을 보다 높은 성능으로 업그레이드시키며 관리해 나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커뮤니케이션 기능도 일반적인 온라인게임과 동일하다. 이를 통해 유저들은 자신들만의 커뮤니티를 형성하거나 길드를 만들어 활동할 수 있다.
게임방식은 수백명의 유저들이 한 맵에서 배틀과 퀘스트 등 복합적인 방법으로 즐기는 ‘MMO 레이싱’과 1∼16명의 유저가 방을 만들어 트랙을 돌며 순위를 정하는 ‘챔피언십’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메인게임인 ‘챔피언십’은 방장이 만들어 놓은 방에 입장해 일정액의 사이버머니를 참가비로 내고 레이싱에 참가하며 배틀 순위별로 상금을 획득하는 형태다. 특히 이를 통해 온라인게임의 레벨과도 같은 개념의 명성치를 얻을 수 있다. 명성치는 출발선 위치를 결정하는 아주 중요한 요소가 된다.
앞으로는 매달 진행하는 라운드를 통해 얻는 명성치를 토대로 초보자그룹과 중급자그룹 및 상급자그룹 등으로 구분하는 시스템도 도입할 예정이다.
개발사인 현대디지털엔터테인먼트측은 앞으로 강남지역을 비롯해 강동, 송파 등으로 배경이 되는 맵을 추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으로는 언제고 서울시내 전역을 자신이 선택하고 성장시켜온 자동차로 속시원하게 무한질주하는 쾌감을 맛볼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