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IT 메이저 업체들간 LCD TV전쟁이 시작됐다.
TV시장이 디지털 평면TV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샤프, 삼성 등에 선두자리를 내준 소니, 마쓰시타가 LCD TV의 라인업 확충과 설비투자 확대를 통해 자존심 회복에 나섰다. 이에 맞서 샤프와 삼성은 어렵사리 빼앗은 수위자리를 지키기 위해 재반격을 시도하고 있다. 여기에다 양대 PC업체인 HP와 델마저 LCDTV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세계 IT업체들이 이처럼 최근 LCD TV 사업을 눈에 띄게 강화하는 것은 원가구조개선 노력에 따른 생산비용 절감, 획기적인 기술개발의 영향으로 LCD TV가 오는 2005년 이후 PDP TV 시장규모를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LCD TV전쟁은 그러나 단순한 시장선점 경쟁에만 그치지 않는다. 디지털컨버전스시대의 주도권을 놓고 가전업계와 PC업계가 처음으로 정면대결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전쟁의 승패는 세계 가전업계와 PC업계의 판도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소니는 최근 베가 엔진을 탑재한 13∼42인치급 LCD TV 18모델을 대거 선보이면서 디지털 평면 디스플레이 TV시장에서 구겨진 명예회복에 나섰다. 이를 반영하듯 이데이 노부유키 회장은 지난 6일 프랑스에서 개최된 소니 드림월드 2003 행사에서 삼성, LG와의 협력모색과 함께 LCD TV에 대한 투자를 늘려나가겠다고 밝혔다.
마쓰시타도 최근 3모델의 LCD TV를 선보인 데 이어 올 하반기부터 해외시장에서 32인치 LCD TV(모델명 TH-32LX10)의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한다. 또한 설비투자 확대를 통해 현재 월평균 5000대의 LCD TV 생산능력을 갖춘 우스노미야(UTSUNOMIYA) 공장의 생산량을 20% 늘릴 방침이다.
소니 등 후발업체들의 추격을 받고 있는 샤프전자는 내년 1월 일본 가메야마 공장에서 생산된 6세대(1500×1850) LCD패널을 채용한 45인치 디지털TV를 미국시장에 출시, 세계시장점유율 1위 기업의 위치를 확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2004년까지만 CRT TV를 생산하고 2005년부터는 100% LCD TV만 생산할 계획이다.
샤프전자의 한 관계자는 “올해 전세계 LCD TV 시장규모는 300만대, 2005년 900만대에 이어 6세대 생산라인이 본격 가동되는 오는 2006년 이후에는 가격경쟁력 확보로 1600만대로 확대될 것”이라며 “특히 수율이 향상되는 오는 2005년 이후 40인치급 LCD TV가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PDP에 뒤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도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샤프를 바짝 추격하며 1위 탈환에 여념이 없다. 삼성전자는 올들어 유럽 및 북미 디지털 TV시장공략을 강화하면서 1/4분기 57%, 2/4분기 28%의 판매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올 2/4분기 북미 및 유럽 LCD TV 시장에서 각각 30.2%, 34.3%를 차지, 사프를 위협하고 있다.
그러나 샤프, 삼성전자, 소니, 마쓰시타 등 가전 메이저들간 선점경쟁은 조만간 새로운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세계 PC업계의 양대산맥인 델과 HP가 조만간 가세할 예정이다. HP는 대만 AOU사와 제휴해 LCDTV 시장공략에 나섰고 델도 삼성이나 LG와 제휴해 특유의 가격파괴바람을 일으키겠다는 각오다.
LVD TV 대회전을 앞두고 과연 누가 최종 승자로 군림할지에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터줏대감인 가전업계가 될지, 아니면 IT계의 쌍두마차인 HP와 델이 될지, 그도 아니면 승자가 천하를 제패할는지········.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
소니·마쓰시타, 새모델 대거 출시 명예회복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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