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벤디 독자서비스設 관심 집중

제휴사 선정 늦추며 인력 대폭 늘려

 블리자드의 온라인 게임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World of Warcraft)’의 국내 배급 방식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WOW는 전세계적으로 히트한 PC 게임 ‘스타크래프트’의 개발사 블리자드가 처음 선보이는 온라인 게임이라는 점에서 국내 배급권의 향배는 초미의 관심사였다.

 특히 블리자드의 모회사로 이 게임의 배급권을 갖고 있는 비벤디의 한국지사가 국내 업체와 제휴를 통해 연내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업체들이 배급권 확보를 위한 물밑 경쟁을 벌여왔다.

 하지만 베타 서비스 개시 시점인 10월 중순을 한달여 남겨 놓은 현재까지 국내 배급사를 선정하지 않고 있어 그 배경과 향후 추이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는 비벤디코리아가 이제까지의 방침과 달리 국내 배급사를 통하지 않고 직접 서비스를 하거나 연내 상용 서비스 일정을 내년으로 미루는 결단을 내린 것 아니냐는 2가지의 상반된 관측을 내놓고 있다.

 특히 비벤디코리아가 최근 인력을 10명 이상으로 늘리면서 온라인 게임 부문을 확대하는가 하면 비공개로 WOW 한글화를 추진한 것으로 알려져 독자 서비스설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

 판권 확보를 추진했던 A업체의 관계자는 “비벤디코리아측으로부터 ‘직접 베타 서비스를 해보고 정식 서비스 여부는 추후 결정하겠다’는 말을 들었다”며 “베타 서비스를 직접해 보고 성공 가능성이 높으면 독자적으로 서비스를 하고 그렇지 않으면 판권을 국내 업체에게 넘기겠다는 계산”으로 분석했다.

 역시 판권 경쟁을 벌여온 B 업체의 관계자는 “판권을 주기 위해서는 해당 업체의 경영 상태와 전략 등에 대해 잘 알아야 하다면서 실사를 통해 각종 정보를 취득해 놓고 이제와서 독자 서비스를 한다면 상도의에 어긋나는 행위”라며 비벤디코리아를 비난했다.

 이와 관련, 비벤디코리아의 한정원 사장은 “어떠한 결정도 나오지 않아 공식 입장을 표명할 수 없다”면서도 WOW 독자 서비스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았다. 다만 “WOW 서비스 시기와 서비스 방법에 대한 대체적인 윤곽은 나왔다”고 말해 조만간 WOW 서비스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힐 것임을 시사했다.

 업계에서는 비벤디코리아가 지금까지 판권 협상을 벌인 게임업체들이 아닌 제3의 대기업을 통한 서비스를 추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WOW 배급권 문제는 온라인 업계의 핫 이슈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한편 국산 온라인 게임 업계에서는 비벤디코리아가 독자적으로 서비스를 할 경우 WOW의 영향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는 적어 질 것으로 보고 내심 반기는 분위기다.

 판권 경쟁에 참여하지 않은 온라인 게임업체의 관계자는 “온라인 게임은 트래픽 관리는 물론 마케팅, 고객 관리 등 변수가 정교한 서비스인데 온라인게임 서비스 노하우가 적은 비벤디코리아가 얼마나 큰 반향을 거둘지는 의문”이라고 밝혔다.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