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의 르네상스시대가 도래한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지난 18일(현지시각) 막을 내린 추계 인텔개발자포럼(IDF) 폐막연설을 통해 향후 모든 정보기기에 라디오(RF)기능이 부여돼 상호 무선통신을 하는 라디오의 전성시대가 돌아올 것이며 인텔은 차세대 반도체에 RF기능을 접목시켜 ‘Radio Free’ 전략을 실현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이같은 계획을 위해 CMOS기반의 극소형 실리콘 라디오기술을 이미 획득했으며 향후 PC와 PDA, 휴대폰에 들어가는 모든 반도체칩에 CMOS기반의 무선통신모듈을 내장해 유비쿼터스적인 무선통신환경을 구현할 것이라는 비전을 밝혀 참석자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이번 IDF행사의 백미를 장식한 겔싱어의 연설은 그동안 반도체 코어기술을 기반으로 세계 PC시장을 이끌어온 인텔이 차세대 성장엔진의 축을 어디에 두고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줬다.
인텔은 IDF행사 첫날부터 가전제품과 휴대형 기기를 연결하는 디지털 홈가전을 겨냥한 신기술과 전략을 대거 선보여 향후 IT시장에 판도변화를 예고했다. 둘째날에는 근거리 블루투스에서 무선랜(WLAN), 3세대 이동통신까지 기존의 모든 무선통신규격을 통합하는 유니버설 통신단말기를 선보이면서 인텔이 향후 디지털 컨버전스를 선도할 것임을 강조했다. 그리고 마지막날에는 라디오의 르네상스를 선언하며 모든 반도체에 RF기능을 접목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인텔은 기존 PC, 서버용 CPU사업에서 벗어나 “모든 정보통신기기를 무선통신망으로, 유비쿼터스적으로 접목하는데 필요한 차세대 반도체수요를 앞서 창출할 것”이라는 차세대 로드맵을 세계 4000여 IT업계 관계자들에게 과시한 셈이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IT업계 참가자들은 최근 세계 IT산업의 흐름이 무선통신기술의 융합을 통한 유비쿼터스 환경의 구현임을 확인한 것이 이번 IDF행사의 최대 수확이라고 평가했다.
<새너제이(미국)=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사진설명:2003 추계 IDF행사 폐막연설에서 팻 겔싱어 인텔 CTO가 100년전에 제작된 구형 무선통신기 앞에서 라디오의 전성시대가 도래할 것라고 선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