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정보시스템 수출 `가속`

전문업체들 내수 위축에 해외로 눈돌려

 우리나라의 유통 노하우를 체계화한 유통정보시스템의 해외 수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더라인, 벨리크텍, 엔앤피테크놀로지, 청원SP등 유통정보시스템 전문업체들이 유통업계의 불황으로 유통솔루션 시장의 성장세가 주춤하자 중국,베트남,싱가포르,대만,유럽 등 해외 수출 쪽으로 잇따라 사업 방향을 선회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판매시점관리시스템(POS)기반의 유통정보시스템을 비롯, 프린터·스캐너·동전지급기 등 주변 장치의 수출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특히 일부 기업은 이미 유수의 해외업체와 대규모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올해를 기점으로 유통시스템 수출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인더라인은 중국 전역에 18개 매장을 가진 중국계 할인마트 ‘에이-베스트(A-BEST)’와 자체 개발한 유통 솔루션 ‘싱크 커머스’를 공급 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베트남·미국 등지로 수출 지역을 확대하고 있다. 인더라인은 내년 상반기 에이-베스트와 공동으로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중국 내 유통점 뿐 아니라 주유소와 호텔 등지로 판매처를 넓힐 계획이다. 또 미국과 베트남 현지 업체와 기술 라이선스 판매 계약을 체결하는 등 내년부터는 중국 뿐 아니라 이들 지역에서도 본격적인 수출 물량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벨크리텍도 주변 장치를 포함해 올해 380만달러 수출은 거뜬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이후 지금까지 이미 270만달러 규모를 유럽 등지에 수출한 이 회사는 올 초 독일 ‘ADS엔커’와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독자적인 유럽 판매 채널을 확보했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삼보컴퓨터에서 분사한 2001년 이후 매년 수출이 증가하고 있다”며 “유럽 중심에서 올 하반기부터는 필리핀과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와 미국 시장도 타진하고 있어 수출 물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낙관했다.

 삼성전자에서 분사한 엔앤피테크놀로지스도 올해 처음으로 20억원 규모의 POS와 프린터·키보드·동전 자동 지급기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 봤다. 이 회사는 아프리카와 중동 미주 지역에 POS 2500세트와 주변 장비 공급을 시작으로 올해 20억원, 내년에는 이 보다 배 성장한 40억원 규모의 수출을 기대하고 있다.

 청원SP도 싱가포르 파트너텍, 대만 비타텍 등 동남아 POS 업체를 대상으로 스캐너와 프린터 등 POS 주변 장비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00년부터 네덜란드 스캔텍에서 기술 이전을 받아 올해 레이저방식 공정 스캐너를 자체 개발했으며 올해 15만달러에 이어 내년에도 60만달러 수출을 예상하고 있다.

 이밖에 트리코스가 산업기술평가원 주선으로 카자흐스탄 현지에서 상담회를 개최해 20만달러 규모의 수출 계약을 성사시키고 시스템 전문업체 아침기술이 POS와 연결해 무선으로 사용할 수 있는 프린터와 관련해 일본에서 품질 인증을 받는 등 수출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김준태 인더라인 사장은 “그동안 국산 유통시스템은 다국적 기업에 밀려 해외 시장에서 빛을 보지 못했다”며 “하지만 현지에서 기술력과 성능을 점차 인정받으면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포함한 유통 시스템 수출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유통정보시스템 전문업체들이 유통업계의 불황으로 내수가 위축되자 중국·베트남·싱가포르·대만 등 해외시장 개척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사진은 7월 코엑스에서 열린 유통정보·디스플레이전시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