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3년래 최저치인 1150원대로 떨어지고 종합주가지수가 30포인트 넘게 하락하는 등 국내 금융 시장이 크게 요동치면서 경기 침체의 장기화가 우려되고 있다.
22일 서울 외환 시장에선 지난 한달간 1170원대 부근에서 맴돌던 환율이 1152.5원(3시 30분 현재)으로 하락, 지난 2000년 11월17일(1141.8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으며 증권시장 역시 환율 폭락과 매수 세력 부재로 투자 심리가 급속히 냉각되며 종합주가지수가 전일 보다 33.36포인트(4.46%) 떨어진 714.89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 지수도 2.34 포인트(4.84%) 떨어진 46.03에 마감했다. 관련기사 16, 19면
이번 금융 시장 불안은 ’유연한 환율 제도’를 촉구한 선진 7개국(G7) 회담의 성명서가 발단이 됐다. G7측의 성명서 발표로 아시아권 통화의 절상 가능성이 제기되며 외환 시장이 개장초 1150원대로 급락했으며 주식 시장 역시 낙폭을 점차 확대해갔다.
이날 환율 폭락과 주가 하락으로 경기 침체의 장기화가 우려되고 있다. 특히 환율폭락 사태는 무엇보다도 수출에 악재로 작용, 우리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수출에 당장 큰 타격이 오지는 않더라도 G7성명의 영향을 받아 아시아 국가들의 환율 절상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수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국내 경제에는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LG투자증권 강현철 연구원은 “환율 추가하락에 따른 수출기업의 경쟁력 약화를 단정짓기에는 아직 이른감이 있지만 수출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가중시키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금융계의 한 전문가는 “그동안 마지노선으로 인식됐던 1170원선이 무너지는 바람에 환율의 바닥이 어디가 될 지 장담할 수 없게 됐다”면서 “1150원선이 깨지면 1130원선 지지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환 시장뿐 아니라 국내 증시 역시 당분간 조정 장세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증시 대표주이며 지수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삼성전자가 장중 40만원선이 깨지고 외국인들이 공격적인 매수 전략에서 ‘선별적 시장 대응’으로 방향을 선회하면서, 연초부터 지속되던 상승장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