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선진 유통 비즈니스 모델을 배우자’
국내에서 급성장하는 신유통사업 모델을 벤치마킹하려는 외국기업 관계자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이미 시장 규모나 거래 현황면에서 IT선진국 수준에 들어선 TV홈쇼핑과 전자상거래 등 온라인 분야 뿐 아니라 최근에는 전자 복합쇼핑몰·할인점 등 오프라인 유통 매장을 방문하는 사례도 크게 늘어 주목된다.
전자 복합쇼핑몰 테크노마트에는 지난주 중국 선양시 대명기업집단유한공사 관계자 20여명이 방문했다. 이들 일행은 한영섭 대표로부터 건물 개요와 전자상가 관리 형태와 관련한 집중 설명을 들었다. 이들은 특히 임대 형태·관리 방법·상품 구매와 판매 형태·소비자보호 문제 등에 관심을 보였으며 직접 매장을 살펴보기도 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에는 대만 최대의 컴퓨터상가인 ‘노바(NOVA)’ 대표자 100여명과 일본 중소기업 경제인연합회 회원 10여명이 잇따라 방문하기도 했다. 한영섭 사장은 “일본·홍콩·몽골 등 주로 아시아권에서 테크노마트를 전자복합 유통상가의 선례로 벤치마킹하기 위해 방문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눈부신 성장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TV홈쇼핑과 인터넷 쇼핑몰도 벤치마킹 대상으로 떠오른지 오래다.
CJ홈쇼핑은 올 상반기에만 세계 1, 2위 TV홈쇼핑인 미국 QVC 및 HSN 관계자가 잇따라 방문해 홈쇼핑 방송시스템과 기술, 상품 선정 등에 관한 설명을 듣고 돌아갔다. 또 매년 태국 등 동남아시아와 스웨덴 등 유럽의 홈쇼핑업계 관계자들이 방문, 첨단 시스템을 둘러보고 있다. LG홈쇼핑에도 올 상반기 중국 베이징TV 관계자가 견학한데 이어 최근에는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초청을 받은 독일 기업인 25명이 콜센터 등을 방문했다. 이들은 1인당 매출 기준으로는 홈쇼핑업계 1위인 LG의 인력관리 업무에 높은 관심을 표명했다.
전자상거래 분야 역시 온라인이라는 특성 때문에 국내 업체를 직접 방문하는 경우가 드물지만 이미 유수의 외국업체가 사이트의 디자인이나 콘텐츠를 심심찮게 벤치마킹하고 있다.
이마트와 삼성홈플러스와 같은 할인점도 외국 유통 관계자의 방문이 잦아지고 있다.
특히 과거 우리나라의 벤치마킹 대상 1호였던 일본 유통업체까지 점포 투어와 세미나 등의 형식을 빌어 우리나라를 다시 벤치마킹하는 상황이다. 신세계 이마트는 지금까지 외국 유통업체와 단체 방문이 공식적인 것만 50회에 이르며 지방 점포의 비공식견학을 포함하면 100회 이상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삼성테스코 홈플러스는 상대적으로 유럽 쪽에서의 방문이 잦다. 올 3월 영국 테스코에서 방문한 데 이어 독일 OBI AG 등이 다녀갔다. 전세계 1000여개 테스코 매장 중 매출 상위 10개점에 홈플러스가 무려 5개점이나 포함돼 있어 전세계적으로도 성공한 유통 모델로 손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국내의 선진 온오프라인 유통 모델을 벤치마킹하려는 사례가 크게 늘고있는 가운데 서울 구의동 테크노마트를 방문한 외국기업 관계자들이 매장 곳곳을 둘러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