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이 예산처로부터 슈퍼컴퓨터 2호기 도입 예산을 배정받음에 따라 국내 최대 규모의 슈퍼컴퓨터 도입 프로젝트가 본궤도에 올랐다.
특히 기상청은 10월중 슈퍼컴퓨터 도입을 위한 사업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여서 향후 일정과 도입 기종 등에 컴퓨팅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향후 일정=기상청은 국회 예산 통과 과정이 남아있지만 예산이 확정될 것으로 보고 내년초 조달청을 통해 공개 입찰을 실시할 방침이다. 이에 앞서 외부 전문가로 구성한 자문위원회를 개최해 기술 규격 등 장비 도입에 관한 사전 논의를 거쳐 10월 중 슈퍼컴퓨터 2호기 도입에 관한 사업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기상청의 일정대로라면 내년 1분기중에 BMT를 거쳐 사업자가 선정될 전망이다.
◇어떤 기종이 도입되나=기상청의 도입 기종을 놓고 업계에서는 2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있다. 우선은 KISTI가 슈퍼컴퓨터 3호기 도입에서 벡터형과 SMP 방식을 구분, 사업자를 선정했던 전례를 따라 기상청도 2 기종의 사업자를 따로 선정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와 달리 SMP 단일 기종으로 결정날 것이란 전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KISTI가 벡터형을 도입한 것은 이 기종에 적합한 애플리케이션 가동을 원하는 외부 사용자의 요구를 고려한 조치이지만 기상청은 이같은 요구가 없는만큼 사정이 다르다는 판단이다. 기상청은 외부 서비스를 고려할 필요가 없는 만큼 안정성이 검증되고 슈퍼컴퓨터의 주류를 차지하고 있는 SMP 방식을 도입할 것이란 전망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 PC클러스터 도입 되나=국내에서 한창 주목받고 있는 PC클러스터 도입 여부도 주목 거리다. PC 클러스터가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난데다가 최근들어 공공기관에서 이 제품을 잇따라 도입함에 따라 기상청도 클러스터 수퍼컴퓨터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다. 실제로 기상청은 최근 KISTI 시스템을 통해 128노드에서 수치예보모델 애플리케이션이 안정적으로 돌아가는 지 여부를 테스트한 것으로 알려져 PC 클러스터 진영의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도 국내에서 256노드 이상의 대형 PC클러스터를 구현한 사례가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세계 기상청 어디에서도 테라플롭스급을 구현하는 PC클러스터를 도입한 사례는 없는 상황에서 기상청이 성능 대비 가격만을 고려해 PC클러스터를 도입하는 모험을 감행할지는 두고봐야 할 일이다.
기상청 이동일 슈퍼컴퓨터센터장은 “칩의 종류나 기술 방식 등에 대해 원천적으로 제한을 두지는 않게 되겠지만 10테라플롭스 성능을 안정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PC클러스터 사업자가 있을 지는 의문”이라고 밝혔다.
◇치열한 수주 경쟁 예고=내년 1분기에 실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BMT에서는 국내 대부분의 서버 업체들이 참여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 시기는 대부분의 서버 벤더들이 새로운 칩이나 새로운 기술에 기반한 신제품을 출시하는 때와 맞물려 있어 기상청의 슈퍼컴퓨터 프로젝트 수주를 통해 각사의 기술적 우위를 공인받으려는 업체들의 수주 경쟁이 그 어느 프로젝트보다도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기상청은 국내 처음으로 슈퍼컴퓨터를 운영하는 외부 IDC도 설치할 계획이다. 센터내 여유공간이 없는 기상청은 공개입찰을 거쳐 슈퍼컴퓨터 2호기를 설치할 외부 IDC 기관을 선정할 계획이다. 기상청 슈퍼컴퓨터 2호기가 10테라플롭스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50여대의 유닉스 서버가 병렬처리되는 장관이 연출되는 셈이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