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 높기로 소문난 소니가 삼성전자에 LCD부문 합작사를 제안할 정도로 향후 폭발적인 수요가 예상되는 LCD TV 시장 경쟁과 못지 않게 TV용 LCD 패널 경쟁도 점입가경이다.
수년간 TV용 패널 분야에서 유아독존을 외쳐온 샤프에 LG필립스LCD, 삼성전자 등이 지난해부터 도전장을 낸데 이어 지난 2분기에는 LG필립스LCD가 처음으로 샤프를 제치고 1위에 등극하면서 한·일간 치열한 기싸움이 펼쳐지고 있다.
LCD시장 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LG필립스LCD(대표 구본준)는 지난 2분기에 TV용 LCD부문에서 수년간 1위를 기록해온 일본의 샤프를 제치고 1위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LG필립스LCD는 2분기 TV용 TFT LCD 시장점유율 28.6%를 기록해 27.9%의 시장 점유율을 보인 일본 샤프를 근소한 차로 누르고 1위에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샤프는 지난해 LCD TV용 패널 시장에서 55%의 시장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으며 지난 1분기에도 48.3%의 높은 시장 점유율을 기록한 바 있다.
이번에 순위가 뒤집힌 것은 LG필립스LCD의 경우 지난 1분기에 비해 2분기 생산량이 90%가까이 늘어난 24만 6000여대를 출하했으나 샤프의 경우 소형물량을 대폭 줄이고 대형물량을 늘리면서 2분기 물량이 1분기에 비해 30%감소한 24만대에 그친 데 따른 것이다.
LG필립스LCD와 샤프에 이어 삼성전자(15.1%), TM디스플레이(9.4%), 후지쯔(7.0%), AU 옵트로닉스(4.2%) 순으로 집계됐다.
LG필립스LCD측은 “2분기 TV수요확대에 따라 TV용 패널 생산을 확대, 처음으로 샤프를 따라잡고 TV용 패널 분야에서 1위에 오르게 됐다”며 “소니, LG전자, 필립스, 산요 등 주요 고객사들과 전략적 관계를 더욱 강화하고 올해 연말쯤 42인치를 생산해 주도권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존심을 구긴 샤프는 내년을 기약하고 있다. 내년 1월부터 LCD업계에서 처음으로 6세대 라인을 가동하는데다가 2005년 1월에 또 다른 6세대 라인 가동도 예정돼 있다. 내년이면 다시 경쟁업체들을 제치고 충분히 1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도 최근 5세대 라인에서 TV용 패널 생산량을 확대하고 소니와의 LCD사업 부분합작건을 추진하는 등 고객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부터 소니에 26인치 패널을 공급하기 시작했으며 도시바에도 TV용 패널을 공급하기 시작, 일본 3대 가전업체들을 모두 고객으로 끌어들였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2분기 점유율 28.6%…샤프 생산량 첫 추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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