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별기획-전자정부 성공키워드]차세대 전자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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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01년에 열린 미국의 최고정보관리자(CIO) 심포지엄에서는 ‘정보화시대의 종료(End of the Information Age)’를 선언하며 광대역 정보전송, 무선통신, 저렴한 유비쿼터스 센서 등 3개 기술이 선도하는 새로운 시대가 시작됐다는 연설이 있었다. 이는 새로운 개념의 정보기술(IT)들이 불러올 매우 충격적인 세상을 예고한 것이다.

 정보기술을 활용한 전자정부 구현은 이제 막 시작에 불과하다. 상상을 초월하는 새로운 IT 개념들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온라인 정부를 대체할 차세대 전자정부는 모든 행정업무 프로세스와 인프라가 통합되고 범정부 포털을 통해 정부서비스가 원스톱으로 제공되는 체제다.

 미래에는 정부와 민간의 2분법적 경계가 사라져 모든 공공서비스가 동시 다발적으로 제공되는 시민 속의 정부 형태가 탄생한다. 통합(integration)과 끊김없는(seamless)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협업형(collaborative) 전자정부가 구현되는 것이다. 정보 공동활용 체계를 기반으로 부처간, 중앙과 지역간 또는 정부와 민간 사이의 협업이 이뤄지는 단계가 협업형 전자정부다.

 이를 통해 정부 포털이 활성화되고 정보격차 해소를 위한 다양한 접근이 시도된다. 또 기관별 정보화에서 수평·수직적 정보화로 전환돼 경계없는 행정 업무 처리와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또 차세대 전자정부는 고객관계관리(CRM) 기법을 활용한 맞춤형 서비스와 민·관 통합 서비스를 제공한다. 과거의 일방향적인 의견 전달에서 온라인 포럼 등을 통한 양방향적인 국민참여가 확대되고 인터넷 투표, 온라인 선거운동 등 국민이 정책의사 결정에 직접 참여하게 된다.

 정부와 민간의 정보네트워크가 상호 연계되는 거대한 국가신경망 체계가 구축돼 정부서비스를 받기 위해 별도로 정부를 방문할 필요없이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처리되는 ‘제로 스톱(zero-stop)’ 서비스가 실현된다. 그만큼 정보화의 영향력과 정부 효율성이 높아진다는 의미다.

 언제어디서나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Ubiquitous)환경이 구현되면 국민들은 모바일, 디지털TV, 홈네트워크 등 모든 정보 채널을 통해 전자정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전자정부에 대한 정보접근성이 무한대로 확대되는 것이다.

 교통유발부담금 부과대상 건물에 차량 유출입 센서를 부착해 실시간으로 교통량을 파악하고 이에 따라 정확히 계산된 부담금을 부과할 수도 있다. 또 정부기관에서 구매한 모든 기계장비 등에 센서와 칩을 내장하고 네트워크로 연결하면 그 활용정도와 고장유무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불필요한 구매를 줄일 수 있다.

 사람의 신체 기능과 닮은 방향으로 국가의 조직과 기능을 개혁하고 변화시키는 생체형 전자정부 구현 모델도 눈길을 끈다. 중추신경계는 중앙정부행정망, 자율신경계는 지방자치행정망, 말초신경계는 치안, 국방정보망 등 멀티미디어시대의 정부구조에 감각적이고 효율적인 인체생리시스템을 적용해 가장 이상적인 미래 국가경영시스템을 완성하자는 주장이다.

 현재의 전자정부는 문서나 자료를 디지털화해 정부기관간 또는 정부와 민간이 이를 공유하거나 전자민원을 통해 행정업무를 처리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차세대 전자정부는 사물과 기계의 지능화와 행동화도 정보화의 대상이 된다. 그동안 기술과 인력 때문에 제한돼 왔던 공공관리의 영역이 확대되고 그 수준도 높아진다. 지금은 제공하지 못하는 새로운 영역에서의 전자정부 서비스가 창출되는 것이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

 

◆미국의 전자정부 성공 방정식

 미국은 전자정부 이용자의 75%가 전자정부 때문에 정부 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이 예전보다 쉽고 편해졌다고 말한다. 미국인들은 또 전자정부의 가능성이 서비스에만 한정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전자정부는 시민참여에 근원이며 이에 따라 정부의 책임감도 더 높아진다고 믿는다.

 그래서 미국 정부는 E2P2(Ease, Engagement, Privacy and Protection)를 전자정부 성공의 관건이라고 말한다. 개인정보 보호 및 보안(privacy and protection)과 국민 모두의 참여(engagement)를 전제로 인터넷을 통해 시민과 보다 쉽게(ease) 접근할 수 있도록 전자정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E2P2의 기본 개념이다.

 이런 차원에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정부의 포털은 모범적인 사례로 꼽힌다. 우선 주지사의 강력한 의지가 효율적인 전자정부를 구현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당시 주지사였던 짐 헌트(Jim Hunt)는 “주정부를 닷컴 기업처럼 운영하고 싶다”며 관료적인 행정장벽을 축소하고 대국민 서비스의 혁신을 추진했다.

 이를 위해 노스캐롤라이나 주정부는 ‘NC@Your Service(http://www.ncgov.com)’란 포털을 구축하고 자동차 등록이나 세금 납부 등과 같은 각종 행정 서비스를 일괄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모든 행정 정보와 서비스를 950여개 주제별로 분류, 통합하고 원스톱 포털 행정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보다 수준 높은 전자정부 서비스가 가능해진 것이다.

 사전 여론 조사를 통해 시민이 원하는 서비스 내용을 선정하는 과정도 빼놓지 않았다. 포털 구성에 있어 주정부의 조직이나 기능 구조가 아니라 시민, 비즈니스, 주정부직원 등 사용자들을 위한 다양한 메뉴와 콘텐츠로 볼거리를 갖추는데도 신경을 썼다.

 미국 델라웨어 주정부 포털(www.delaware.gov) 사이트도 최대 3번의 클릭으로 원하는 정보를 찾을 수 있는 키워드 검색 기능과 디렉토리 서비스로 유명하다. 플로리다 주정부 포털(www.myflorida.com) 역시 간편한 인터페이스 구성과 편리한 행정서비스로 시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