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아파트는 지고 주상복합·오피스텔은 뜨나?”
정부의 9·5 부동산 안정대책 이후 강남의 재건축 아파트 매물이 급증하는 등 재건축 아파트가 투자자들의 관심 밖으로 잠시 밀려난 가운데 서울 강남권과 역세권을 중심으로 한동안 주춤했던 주상복합아파트나 오피스텔의 분양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추락하는 재건축 아파트, 강남 재건축 아파트 매물 60% 가까이 급증
인터넷벼룩시장 파인드올(http://www.findall.co.kr)이 9·5대책 발표를 전후로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매물량을 조사한 ‘9·5대책 전후 강남 재건축 아파트 매물 변화’에 따르면 9·5 대책 이후 재건축 아파트 매물량은 이전에 비해 59% 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8월 26일부터 9월4일 사이에 나온 강남 재건축 아파트 매물은 총 103건인데 반해 5일부터 14일 사이에 나온 매물은 총 164건으로 집계됐다. 5∼14일 사이에 추석 연휴가 낀 점을 감안해 볼 때 5일 이후 쏟아진 매물 증가세는 가히 폭발적이라고 볼 수 있다고 파이드올은 분석했다.
아파트별로는 개포 2동의 주공 3단지 11평형 아파트가 4건에서 17건으로 325% 증가해 매물 증가 폭이 가장 컸으며 다음으로 대치동 은마 34평형 214%(7→22건), 개포 2동 주공 2단지 16평형 200%(2→6건), 개포 1동 주공 1단지 8평형 163%(8→22건) 등의 순으로 매물 증가세를 보였다.
이처럼 강남 재건축 아파트 매물량이 급증한 것은 중소형 평형 확대 정책과 전매 불가를 골자로 하는 9·5대책으로 직접적인 타격을 받게 되면서 실망 매물이 급속히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파인드올 정재윤 이사는 “현재 지속적인 매도 강세 속에서 실수요자 중심으로 중소형 평형 확대 배정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소형 재건축 아파트 위주로 간간히 매매가 이뤄지고 있다”며 “하지만 소형 평형의 재건축 아파트를 구입하면 재건축 후 중소형 아파트를 배정받게 되고 향후 강남에 중소형 아파트 공급이 늘어난다는 점을 감안할 때 큰 투자 수익은 예상되지 않는다”고 전망했다.
◆다시 주목받는 주상복합·오피스텔, 내달 사상 최대 물량 공급 예상
9·5대책 이후 재건축 시장의 투자 세력이 주상복합아파트와 오피스텔시장으로 몰릴 조짐을 보이자 삼성물산·대우건설·현대건설·LG건설 등 대형 업체들이 공급 물량을 대거 쏟아내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9·5 대책의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시장 심리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 따르면 내달 전국 50여 곳에서 8900여 가구의 주상복합과 오피스텔이 분양될 전망이다. 올들어 최대 규모이며 9월 분양 물량보다 2배 늘었다.
지역별로는 서울 25곳 3700여 가구를 비롯, 수도권 10곳 2500여 가구, 대구 9곳 1500여 가구, 부산 5곳 1200여 가구 등이다.
특히 서울과 수도권에서는 입지여건이 뛰어난 대형 물건이 많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물산은 광진구 노유동에서 157가구 규모의 주상복합아파트 ‘트라팰리스’를 공급할 계획이며 현대건설은 성북구 하월곡동 지하철 4호선 길음역 인근에 324가구짜리 주상복합을 선보일 예정이다.
대우건설은 용산 한강로3가 세계일보 부지에 643가구 규모의 주상복합을 준비 중이며 LG건설은 영등포구 대림동 구로공단 역세권에서 404가구로 구성된 복합건물을 내놓을 계획이다.
한편 주상복합의 경우 대부분 300가구 미만으로, 분양권 전매금지 제한을 받지 않는 데다 300가구 이상 단지도 전매금지 이전에 허가를 받은 경우가 많아 분양률이 높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
9·5대책을 이후로 강남의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급락세를 보이는 데 반해 강남의 초대형 주상복합아파트 시세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사진은 강남의 대표적인 재건축 아파트인 개포동 은마아파트와 주상복합아파트인 도곡동 타워팰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