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 & me]리니지 5년이 남긴 것

 세계 게임계의 변방에 불과했던 한국을 일약 ‘온라인게임의 종주국’의 반열에 올려 놓으며 숱한 화제와 화려한 기록을 양산해온 ‘리니지’가 드디어 이달 말 서비스 개시 5주년을 맞는다.

 5년의 세월 동안 리니지는 단순한 게임 이상으로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게임계에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고 사회적으로도 큰 영향을 미치며 늘 화제의 주인공으로 관심을 끌어 왔다.

 이 기간 리니지를 개발한 엔씨소프트는 가장 유망한 인터넷기업으로 자리를 잡았고 대주주인 김택진 사장을 비롯해 많은 직원들을 청년 갑부가 되면서 주위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서비스 개시 이후 지금까지 수많은 경쟁 게임들이 쏟아져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리니지는 현재도 12만명의 동시접속자와 220만명의 회원을 거느린 부동의 1위의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최고의 인기 게임이기에 주변 업체들의 시기와 질투, 부러움을 사오면서 국내 게임산업에 미친 영향도 크다. 일부에서는 온라인 게임 중독과 아이템 거래 등 부정적인 면을 지적하고 있으나 또한 청소년들의 범죄율이 줄어드는 등 긍정적인 역할도 많았다.

 지난 5년간 리니지가 남긴 것, 그리고 변화시킨 것들을 살펴본다.

 지난 1997년 탄생해 이듬해 9월부터 상용화 서비스에 들어간 리니지는 게임 자체만으로도 한국 게임산업의 역사를 화려하게 장식한다. 비록 최초의 온라인 롤플레잉게임은 아니지만 그동안 유행했던 ‘턴방식’에서 탈피해 유연한 동작을 보여줌으로써 온라인롤플레잉게임의 새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리니지는 또 온라인 게임으로는 최초로 ‘공성전’ 개념을 도입해 유저들이 공통된 목적을 가지고 거대 커뮤니티를 구성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혈맹 시스템 및 유저들이 아이템을 직접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인챈트’ 시스템 등과 더불어 유저들을 게임에 몰입시키는 효과를 거뒀다. 이는 향후 등장하는 온라인게임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쳐 수많은 ‘리니지 아류작’들을 만들어 냈다.

 특히 ‘에피소드’라는 이름으로 계속된 업데이트는 온라인게임은 한번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가는 살아있는 게임이 되도록 했다.

 산업적인 측면에서의 리니지는 한국 게임산업을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시킨 기반이 됐다. 세계무대에서 항상 한수 아래로 취급받던 국산게임의 위상이 리니지를 계기로 크게 높아져 결국은 한국을 ‘온라인게임 종주국’으로 성장하게 만들었다.

 리니지의 성공으로 수많은 아류작들을 탄생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게임이 개발되는 등 온라인 게임 전성시대를 구가하게 된 것이다.

 리니지의 뒤를 바짝 쫓고 있는 ‘뮤’를 비롯해 ‘라그나로크’와 ‘라그하임’ 등의 게임도 이른바 ‘포스트 리니지’를 외치고 있는 게임들이다. 이후에도 계속 쏟아져 나올 온라인 롤플레잉게임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같은 현상은 게임업계에 ‘온라인게임=대박게임’이라는 공식을 만들어 내면서 업체들이 모두 온라인게임에 몰려들게하는 부작용도 낳았다. 이는 결국 PC게임의 몰락을 초래하면서 한국 게임산업에 심한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다.

 리니지는 사회적인 측면에서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우선 게임도 사업으로서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줌으로써 게임을 바라보는 경제계의 시각과 인식을 크게 바꿔 놓았다.

 그렇지만 리니지는 많은 사람들에게 ‘건전하지 못한 게임’으로 인식되면서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기도 하다. 그 이유는 게임이 너무 재미 있다보나 유저들이 푹 빠져드는 현상이 생겼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게임중독’이라는 말도 생겨났고 ‘폐인’이라는 용어도 나왔다. 리니지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바로 여기에서 나왔다.

 또 리니지에서 사용되는 아이템이 현금으로 거래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아이템을 취득하기 위해 게임 내에서 다양한 부작용 발생한 것도 문제가 됐다. 게임 내에서 가능한 ‘PK(플레이어킬링)’도 폭력성이 짙다는 지탄을 받았다. 사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온라인게임 사전등급분류제’도 이와같은 유저들 간의 부정적인 게임문화가 결정적인 계기가 돼 만들어진 조치다.

 그렇지만 리니지가 청소년들에게 악영향을 주기보다는 긍정적인 효과를 주기도 했다는 시각도 없지 않다. 어느 시대건 청소년들의 탈선은 항상 사회적인 문제가 돼왔다. 리니지가 청소년들을 끌어들이면서 탈선이 크게 줄었다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또 게임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이 달라지고 제2, 제3의 리니지를 표방한 온라인게임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리니지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들도 많이 누그러들고 있다.

 최근 인기를 끌었던 TV드라마 ‘다모’ 팬들이 만든 팬카페 ‘다모 폐인’은 ‘폐인’이라는 용어를 ‘마니아 중의 마니아’ 또는 ‘골수 팬’이라는 의미로 사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게임마니아들이 이제는 스스럼 없이 자신을 ‘폐인’이라고 말하는 것과도 일맥상통하는 대목이다. 이는 그만큼 리니지를 시작으로 게임을 즐기는 마니아층이 넓어졌음을 의미하는 단편이다.

 이처럼 수많은 발자취를 남긴 리니지는 상용화 5년이나 지났음에도 그 인기는 조금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특히 리니지의 후광을 업고 탄생한 ‘리니지2’도 최단시간 내에 최고의 게임의 반열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이같은 여세를 몰아 지난 8월 ‘새로운 리니지’를 표방하며 ‘리니지 크로스랭커’라는 새로운 서비스를 시작한 리니지가 앞으로는 또 어떤 역할을 해나갈지 기대된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

리니지 서비스 일지

1998. 9=에피소드1:말하는 섬으로 상용서비스 시작

1998.11=에피소드2:글루디오영지(동시접속자수 1000명, 대륙등장)

1998.12=’98 대한민국게임대상 수상

1999. 7=에피소드3:켄트성(공성전 시스템 도입)

1999.9=에피소드4:마법의 미스터리(마법사 클라스 추가,마법사 이럽션 대미지 하향 조치)

1999.12=’99 하반기 천리안 콘텐츠 대상 수상

2000. 1=에피소드5:요정의 숲(채집/제작 시스템 등장 및 종족 전용 마을 개념 도입) 마법의 투구/용기의 물약 등장. 기사 전성시대 도래

2000. 7=‘천당’이라는 이름으로 대만서비스 개시

2000.10=에피소드7:용의 계곡(최강 몬스터 지룡 안타라스 등장)

2001. 7=홍콩 서비스 개시

2001. 8=리니지 최강자전 실시

2001. 8=리니지 모바일 서비스 개시, 레벨에 따른 변신 가능으로 52레벨 이상 데스나이트 변신가능2001. 9=에피소드9:하이네(하이네성 및 수중 영지를 선보였으며 수룡 파프리온 등장)

2001.11=본격적인 미국 서비스 개시

2001.12=단일 게임으로는 최초로 매출 1000억원 돌파

2001.12=산자부선정 세계일류상품 인증서 획득

2002. 1=에피소드10:화룡의 둥지(진저성을 선보이며 화룡발라카스와+11일본도 등장)

2002. 2=일본 서비스 개시

2002. 4=엔씨소프트 하나되기 발족식(게임내 현금거래 단속 강화, 군터 서버 포세이돈 65레벨 달성, 계정도용 방지 서비스 도입)

2002. 6=에피소드11:오렌(새로운 마법과 상아탑 등장, 요정 전성시대 예고)

2002. 8=리니지 월드 챔피언십 개최, 새로운 15레벨 퀘스트로 인해 마나의 지팡이 없어짐

2002.10=리니지토너먼트 서비스 개시, 리니지 업그레이드 시스템·프로젝트 발표

2003. 1=에피소드12:아덴(아덴성의 등장, 공성전의 완성)

2003. 4=중국 서비스 개시

2003. 8=새로운 리니지 ‘리니지 크로스랭커’ 서비스 개시

2003. 8=에피소드1:에피소드 빛과 그림자(신규 클라스 다크 엘프 추가, 몽환의 섬 등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