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 국가와 IT기업들은 이미 유비쿼터스 혁명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정보기술(IT) 패러다임이 PC와 인터넷 중심에서 유비쿼터스로 이동하면서 미래 유비쿼터스 시장를 선점하려는 총성없는 전쟁이 시작됐다.
미국을 비롯해 일본, 유럽 등 세계 각국은 이미 모바일, 브로드밴드, 극소형 컴퓨터, IPv6의 세계가 창출할 유비쿼터스 혁명이야말로 정보지식국가를 완성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란 인식 아래 정부, 기업, 연구소가 힘을 합쳐 유비쿼터스 기술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이에 전자신문은 유비쿼터스혁명 시리즈의 일환으로 미국·일본 등 선진 IT국가의 기업·대학·연구기관 등을 직접 방문해 이들의 유비쿼터스 기술개발 현황과 적용 사례를 소개하는 ‘선진 유비쿼터스 현장을 가다’ 기획물을 마련한다. <편집자>
일본 소니는 지난해 5월 도쿄 시나가와 프린스호텔에서 이데이 노부유키 회장과 일렉트로닉부문을 총괄하는 안도 구니타케 소니 사장 등 소니의 핵심인물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새로운 경영 전략을 소개하는 행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안도 소니 사장은 소니의 미래 성장 영역을 네트워크 상품으로 규정하고 엔터테인먼트PC인 바이오·베가시어터·모바일 등을 이용한 가정 내 네트워크화에 대한 전략의 큰 틀을 제시했다. 가정 내 컴퓨터간 연결체계인 바이오 홈서버를 구현하고 여기에 베가를 홈엔터테인먼트 서버로 추가해 바이오와의 완벽한 연결체계를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이런 설명 속에 안도 사장이 제시한 한 장의 그래프는 향후 소니의 전략을 그대로 엿볼 수 있다. 지난 80년부터 90년까지는 AV기기, 90년부터 2000년까지는 네트워크로 연결된 AV/IT기기를 소니의 주역으로 표기한 그래프에서 2000년부터를 ‘유비쿼터스 밸류 네트워크’시대로 명명하고 있다.
소니는 가정 내 제품들에 컴퓨터를 이식하는 것은 물론 이를 하나의 ‘소니 체계’로 융합시켜 일반 가정에 ‘유비쿼터스 밸류 네트워크’란 이름의 새로운 ‘소니 왕국’을 심어놓으려 하고 있는 것이다.
유비쿼터스 세상이 불러올 산업·경제적 파급효과는 상상을 불허한다. 모든 정보가 자유롭게 흘러다니는 유비쿼터스화가 진전될수록 더 많은 종류의 서비스와 산업이 등장한다. 이 과정에서 IT는 모든 산업영역으로 확장되고 유비쿼터스를 기반으로 수많은 정보서비스가 등장하면서 미래의 IT산업지도도 새로운 모습으로 바뀐다. 무한한 경제·산업적 가치 창조의 기회가 창출되는 것이다.
미국, 일본, 유럽 지역 세계 IT기업들이 제품과 조직 전반에 걸친 네트워크화를 전략적 화두로 내세우며 유비쿼터스 시대의 도래에 대응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IT 패권국가로서 미국은 이미 국가기관, 유수 대학 연구소, 첨단기업 등을 앞세워 유비쿼터스 혁명을 선도하고 있다. 국방부 산하 정보처리기술국(IPTO : Information Processing Technology Office)을 중심으로 유비쿼터스 컴퓨팅 관련 프로젝트에 막대한 자금을 대학 연구소에 제공하고 있다. UC버클리의 ‘스마트 먼지(Smart Dust)’나 MIT 미디어랩의 생각하는 사물(Things That Think), HP의 쿨타운(CoolTown), MS의 이지리빙(EasyLiving) 프로젝트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 81년에 세계 최초로 퍼스널컴퓨터(PC)를 발표했던 IBM의 유비쿼터스 전략은 데이터의 복잡성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해 주는데 탁월한 딥컴퓨팅, 스스로 알아서 인간을 대신해 주는 자율컴퓨팅, 그리고 3인치 정도의 휴대형 컴퓨터인 메타패드의 개발로 요약된다. 특히 IBM은 퍼베이시브(pervasive) 컴퓨팅을 실현하기 위한 광학칩 개발에도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세계 마이크로프로세서 시장을 선도하는 인텔도 ‘PXA 250’과 같은 고도의 통합기능을 갖은 차세대 프로세서의 개발과 함께 무어의 법칙을 확장한다는 목표로 센서 네트워크의 핵심인 시스템온칩 및 초소형기계장치(MEMS) 등 다기능 칩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일본은 지난 84년 도쿄대학 사카무라 겐 교수가 제안한 TRON(The Realtime Operating System Nucleus )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모바일, 광섬유망, 가전, IPv6 그리고 부품 및 재료, 정밀가공 기술 등과 연계한 ‘포스트 e재팬 전략’ 차원에서 유비쿼터스 혁명에 대응하고 있다. 최근에는 총무성 주관으로 민간, 대학 전문가 그리고 통신사업자와 가전메이커 등으로 구성된 유비쿼터스 네트워크 포럼을 발족시켜 유비쿼터스 국가기반 구축에 나섰다.
특히 사카무라 교수는 모든 컴퓨터의 기본 소프트웨어(OS)를 공통화해 메이커나 기종의 종류에 상관없이 호환성을 실현하는 환경을 구축한다는 기본 개념 아래 전뇌빌딩, 전뇌주택, 전뇌도시, 전뇌자동차망 등 다양한 응용 프로젝트를 활발하게 제안하고 있다.
일본의 최대 통신사업자인 NTT는 유비쿼터스 네트워크 창조에 초점을 맞춰 가상세계의 정보가 현실세계의 환경에서 실현될 수 있도록 하는 △포토닉 네트워크 △초고속광처리 △고속무선접속(광·무선하이브리드) △정보유통플랫폼 등의 고도화 작업을 진행중이다. NTT도코모도 새로운 이동단말 및 네트워크 관리방식과 이동서비스를 이음매 없이 제공하는 기술 등을 개발중이다.
‘유비쿼터스’라는 새로운 문명사적 혁명의 소용돌이 앞에서 21세기 최고의 유망 IT시장이자 무한한 기회의 공간으로 다가올 유비쿼터스 시장을 준비하는 세계 각국의 움직임도 점차 가시회되고 있다.
팀장 :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
조윤아기자 forange@etnews.co.kr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
◆미·일의 유비쿼터스 전략 비교
미국과 일본은 유비쿼터스 기술개발 방향과 전략에서 약간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미국은 기술적 비전 제시와 필요한 부문에서의 조기 응용을 강조하는 데 반해 일본은 국가차원의 정책적 추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이러한 차이는 유비쿼터스라는 용어 뒤에 미국은 ‘컴퓨팅’을, 일본은 ‘네트워크’라는 서로 다른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난다.
실제로 미국은 최첨단 컴퓨터와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토대로 바이오기술(BT)과 나노기술(NT)의 응용을 통해 IT를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시켜 유비쿼터스를 구현한다는 전력이다. 이는 미국이 보유한 컴퓨터와 소프트웨어 기술에 대한 자신감과 전통적인 실용주의가 반영된 결과다.
이에 반해 일본은 자국이 보유한 기술력과 자원을 네트워크화함으로써 유비쿼터스를 조기에 확산시키는 전략을 계획하고 있다. 이는 광, 무선, 센서, 초소형기계장치(MEMS), 가전기술 등 일본이 강점을 지닌 기술과 관련 제품들을 네트워크로 연결시킬 경우 조기에 유비쿼터스 구현이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사람간의 통신에서 사람대 사물간, 사물 상호간의 통신을 위한 마이크로 센서기술과 정보통신 기기의 이용을 보다 편리하게 해주는 사용자 인터페이스기술 등이 유비쿼터스 환경을 구현하는 핵심 기술이라는 사실 만큼은 미국과 일본 모두가 동감하고 있다.
◆선진 유비쿼터스 현장을 가다’ 기획 시리즈는
전자신문은 ‘선진 유비쿼터스 현장을 가다’ 기획시리즈를 통해 국내 기업들이 유비쿼터스를 구현할 실질적인 전략을 수립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미국·일본 등 선진 IT국가들의 유비쿼터스 기술 현황 및 적용 사례들을 생생히 소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u코리아 특별기획팀을 중심으로 해외취재팀을 구성하고 한국언론재단과 해외 기관 및 업체들의 지원을 받아 미국(배일한·김규태·조윤아기자), 일본(주상돈·성호철 기자), 싱가포르(한세희기자) 등 선진 유비쿼터스 현장을 직접 방문·취재할 예정이다.
‘선진 유비쿼터스 현장을 가다’ 시리즈는 IBM의 퍼베이시브 컴퓨팅을 시작으로 △HP 쿨 타운 프로젝트 △일본 도쿄대학의 TRON 프로젝트 △카네기멜론대 유비쿼터스 프로젝트 △일본 노무라연구소의 유비쿼터스 비즈니스 △인텔의 유비쿼터스 전략 △마쓰시다와 NTT도코모의 유비쿼터스 전략 등이 다음달 6일부터 매주 월요일 유비쿼터스혁명 시리즈면를 통해 보도된다.
<지원 : 한국언론재단>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미국·일본의 유비쿼터스 추진전략 비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