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부의 주요 장기 국책 연구개발(R&D) 프로젝트인 ‘21세기 프런티어 연구개발 사업’과 ‘국가지정연구실(NRL)사업’이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2010년대 초반경 선진국과 경쟁 가능한 전략 기술을 선택, 집중적으로 개발하기 위해 지난 99년부터 착수한 중장기 대형 국가연구개발 프로젝트 ‘21세기 프런티어 연구개발 사업은 당초 예상과 달리 내년 이후에도 확대 지속된다.
이에 반해 그동안 대학과 정부출연연구기관의 기초 연구의 산실로 자리매김하고 경쟁력있는 기술 개발에 단단히 한몫을 해온 NRL사업은 내년엔 신규 지정이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과기부는 당초 ‘지능형 로봇’ ‘유티쿼터스 컴퓨팅’ 등 올해 선정한 4개 과제를 끝으로 총 23개 과제로 사업단 선정을 마무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내년부터 실시될 차세대 성장동력 프로젝트와 프런티어사업이 연계되면서 향후 몇년간 프런티어사업단 지정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과기부는 이와 관련, 내년에 차세대 성장 동력과 관련 신규 예산으로 550억원을 확보, 전체 프런티어 관련 예산을 올해보다 무려 30% 가까이 늘어난 2050억원을 편성했다. 과기부의 2004년 전체 R&D 예산증가율은 6.5%다.
과기부 관계자는 “차세대 성장 동력 관련 미래 기술 개발 예산이 ‘프런티어사업 예산코드’로 배정받아 이를 십분 활용할 방침”이라며 “이에따라 내년 3월 이전에 4∼5곳의 신규 프런티어사업단을 추가 지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규 프런티어 과제 역시 차세대 성장동력 후보 기술로 제시한 49개 세부 과제 중에서 선발할 방침이다. 다만 기존 프런티어사업이나 융합신기술사업·시스템IC 2010사업 등 다른 국책과제로 개발이 진행 중인 것은 제외된다.
현재 과기부가 제시한 49개 세부기술 중 국책사업으로 개발 중인 계속 사업은 21개며 이중 17개가 프런티어 사업이다. 따라서 이를 제외하면 28개 신규 과제가 내년도 프런티어사업 대상인 셈이다. 과기부는 일단 28개 세부기술을 재분석, 우선 순위를 정해 대상과제를 확정할 방침이다.
과기계는 일단 △차세대 메모리 △장기복제 이식 △복합기능소재(고분자재료) △지능형 교통시스템 △연료전지 △미래형 자동차 △홈네트워킹(지능형 정보가전) △지능형 약물전달시스템 △포스트PC 등이 신규 프런티어 대상 과제로 물망에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프런티어사업과 달리 NRL사업은 내년 예산이 올해(1070억원)보다 50% 가까이 줄어든 547억원에 불과해 당장 내년에 신규 지정이 어려울 전망이다.
최석식 과기부 기획실장은 “출연연 고유사업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부득이 NRL예산을 대폭 삭감했다”고 말했다. 한 실무자는 “예산삭감으로 내년 NRL사업은 계속 지원 외에 신규 지정은 없다고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차세대 성장동력 프로젝트 추진으로 인한 국가R&D 방향의 궤도 수정으로 앞으로 NRL사업을 시작으로 다른 국책사업의 위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과기계는 “이에따라 대학, 출연연, 민간연구소 등 전반의 R&D 시스템에도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중배 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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