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범죄가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다. 사이버범죄는 지난 98년 355건에서 지난해 7487건으로 5년사이에 21배나 증가했다. 최근에는 일반 사기, 절도, 강도 사건에도 사이버가 수시로 이용되면서 전 범죄의 사이버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데다 사이버 공간을 통해 범죄가 모방, 확산되는 경향마저 보이고 있어 우려를 더하고 있다.
그러나 적지않은 우려 속에서도 이에 대처할 수 있는 믿음직한 사이버범죄 전문가들이 각계에 포진하고 있어 그나마 가슴을 쓸어내리게 한다. 수사, 법제 연구, 기술개발 등 각계에서 활약중인 이들 사이버 범죄 전문가들은 오늘도 사이버범죄 근절을 위해 충혈된 눈을 비비며 수사와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범죄수사 분야에서는 일선 경찰들의 공이 혁혁하다. 올해로 설립 3주년을 맞은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강기중 단장의 진두 지휘 아래 전국 산하 경찰서 600여명의 경찰관들이 사이버 범죄 수사에 전념하고 있다.
특히 양근원 경정은 그간의 사이버범죄 수사에서 핵심 역할을 해온 인물로 굵직한 사건들이 발생할 때마다 경찰의 대언론 브리핑역을 맡아왔다. 최근에는 일선 수사관으로서는 드물게 사이버범죄에 대한 법제관련 논문(‘사이버테러의 실태와 법적 대응에 관한 연구’)으로 경희대 국제법무대학원 인터넷법무학과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양 경정의 경찰대 후배인 장윤식 경감은 치밀하고 집요한 추적으로 경찰청 내 정평이 나 있으며 전산학 전공자인 정석화 경위는 사이버추적시스템 개발로 양경정에 이어 2번째로 신지식경찰관에 선정됐다. 두 사람 모두 수사보안연수소 사이버범죄수사과정 강사로 활약 중이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도 수사실적 면에서 본청 센터에 못지 않다. 수사대장인 김재규 경정은 수사대 창설을 주도했던 인물로 그동안 인천 북부청(현 부평구청)의 공무원 취득세 횡령사건 등을 맡아오다 올해 부임, L신용카드사와 결혼정보회사 등의 고객정보 유출사건을 잇따라 해결, 실력을 입증했다.
김경정의 오른 팔인 김기범 반장은 2000년부터 수사대 수사반장을 맡아왔고 지난해 델타 주가조작사건 피의자 일당을 검거한 데 이어 최근에는 국제 포르노사이트 운영자 일당을 대거 검거해 주목받았다.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석사과정에 재학중이며 사이버문화연구소 정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법제연구 분야에서는 서울시립대 법학부 강동범 교수가 주목할 만하다. 한국형사정책학회 창립 회원으로 80년대 후반부터 컴퓨터범죄에 대한 형사정책 연구에 주력, 각종 학회와 세미나에서 논문을 발표했다. 최근에는 정보화사회에서의 인권문제와 향후 발생이 예상되는 신종범죄에 대한 대응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정완 박사는 사이버범죄 관련 형사정책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현재 사이버범죄연구회 회장으로서 사이버윤리와 지적재산권, 사이버음란물 실태와 규제, 사이버범죄의 형사법적 문제점과 개선책, 전자상거래 관련범죄에 대한 규제, 사이버공간에서의 성폭력 실태 등에 관한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기술연구 분야에서는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임종인 원장의 활동이 주목할 만하다. 임원장은 고려대 정보보호기술연구센터(CIST), ETRI 정보보호시스템본부 자문위원, 국가정보원 국가보안기술연구소 암호정책 자문위원, 정보통신부 정보보호자문위원,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 자문위원, 대검찰청 컴퓨터수사 자문위원 등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충남대학교 공과대학 정보통신공학부의 류재철 교수도 빼놓을 수 없다. 류 교수는 인터넷 보안, 전자지불시스템 분야 전문가로 JTC1/SC27 보안기술 전문위원회 위원으로 한국정보보호학회 이사, 금융결제원 전산고문, 주택은행 자문위원, 인터넷보안기술포럼 운영위원, 국가정보원 인증위원회 위원, 침해대응기술연구센터장 등으로 활동 중이다.
A3시큐리티컨설팅의 김휘강 기술연구소장은 업계를 대표하는 사이버범죄 관련 전문가. KAIST 박사 출신으로 한때 해커로 이름을 날렸다. 주요 정부기관 및 기업의 보안컨설팅을 담당했으며 해킹 동향과 대책 연구, 보안시스템의 취약성 및 사고 대응절차 연구, 보안 컨설턴트 양성 등에 힘쓰고 있다. 지난 1·25 인터넷 대란에서 정보통신부 합동조사단으로 활약한 바 있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