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B 물류, e마켓플레이스의 몫이냐 공급사 몫이냐?’ 물류가 기업간(B2B) e마켓플레이스 업계에 중요한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90년대 중후반 e마켓플레이스 태동기만 해도 배송·반송 등 물류는 e마켓업계의 고려대상이 아니었다. e마켓업체는 사업명 그대로 온라인상에 시장을 열고 관리만 할뿐 물류 등 실거래에는 관여하지 않았다. 그러나 순수 e마켓 모델로는 기존 시장을 뚫기 힘들다는 인식과 함께 오프라인 진출이 확산되면서 자체 물류센터를 구축하는 등 물류 부문을 직접 챙기는 추세가 늘고 있다. 특히 자본이 탄탄한 선두 e마켓업체들이 잇따라 자체 물류비중을 높여나가자, 후발주자들도 물류를 가져가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고민에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e마켓플레이스가 중간유통상과 무슨 차이가 있겠느냐’며 옳지 않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자체 물류가 거래규모 확대에 기여할 수 있겠지만 또 다른 비용부담이 발생해 수익률 악화의 요인이 된다는 지적이다.
◇‘e마켓의 몫’=직접 물류에 뛰어드는 e마켓업체들은 공급사의 물류에 대한 불신을 그 배경으로 들고 있다. e마켓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는 공급사들은 제조사 또는 1·2차 도매업체들이다. 이들의 상당수는 주로 최종소비자와의 중간에 소매업체를 두고 거래해왔기 때문에 체계적인 물류시스템 구축이 미흡하다. 따라서 배송기일을 정확히 맞추거나 제품 하자 등에 따른 반품 요구 등에 대해 적절히 대응하는 능력이 크게 떨어진다. 이는 구매사의 불만으로 이어지고 결국에는 구매사 이탈 현상까지 나타나게 됐다.
e마켓플레이스업체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콜센터 또는 3자물류를 적극 활용해 대응하기도 했지만 이것만으로는 문제 해결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공급사에) 하루에 수차례 전화를 걸어 조치를 부탁해도 ‘알겠다’고만 대답할 뿐 실제로는 움직이지 않는 경우가 태반”이라고 토로했다.
여기에 e마켓이 물류 흐름의 중심에 서 있어야 구매사·공급사 등 관계사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으며 특히 이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도 요인으로 들고 있다. LG MRO의 김명득 상무는 “물류를 직접 가져감으로써 e마켓업체가 중심이 되어 구매사 및 공급사와 공조를 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여러가지 시너지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공급사의 몫’=공급자 물류를 주장하는 e마켓업체들은 고객사들이 배송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을 직접 물류로 해결하는 방법이 적절한 대안은 아니다라는 견해다. 특히 직접 물류에 뛰어들 경우 막대한 비용이 발생, 수익률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우드퍼니닷컴의 주재익 이사는 “물류센터를 확보하고 상품의 제고를 가져갈 경우 투자대비 효과를 보장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기존 유통사와의 충돌발생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연세대 정보대학원 이준기 교수는 “물류에 직접 뛰어드는 것은 오프라인 유통사와 큰 차이를 띠지 못하게 된다”며 “미국에서도 e마켓플레이스업체가 물류에 직접 뛰어드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많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전망’=직접물류 진출을 선언한 e마켓업체들의 성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이들 직접물류 e마켓업체들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거점별 물류센터 확보와 물류 네트워크 확대작업 등 직접 물류 비중을 강화할 경우 이를 뒤쫓는 e마켓업체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충분한 자본력을 확보하지 못한 중소 e마켓업체의 경우 또 다른 대안모색에 나설 것으로 예측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상당수 e마켓업체들이 영세해 단독으로 직접물류를 진행하기에는 한계를 보일 것”이라며 “결국 유관업체와의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공동물류를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지난달 재출범을 선언한 e마켓플레이스협의회(회장 이금룡)는 공동물류를 적극 모색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마켓플레이스의 몫" <김명득 LGMRO 상무>
온라인 기반의 기업들, 이른바 닷커머들의 환상과 몰락이 아직도 도처에 나타나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닷컴기업이든 일반 기업이든 본질적으로 비즈니스라는 관점에서 큰 차이는 없다고 할 수 있다. 인터넷은 커뮤니케이션 혁명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무엇이든 본질이 중요하다. 일반 상거래의 본질은 물건이 파는 쪽에서 사는 쪽으로 이동해야 비로소 그 거래가 종료되는 것이다.
닷커머들의 대표적인 환상중의 하나가 거래비용 혹은 재고가 필요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물류는 거래처가 알아서 할 일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물적 유통’ 즉, 물류에 대한 배려가 너무 아쉽다. 우리나라나 미국의 온라인 업체들이 대략 매출액의 25∼60%를 광고비로 지출한다고 한다. 그러나 여전히 소비자의 신뢰수준은 바닥이다.
온라인 쇼핑몰에 대한 소비자 불만의 80%가 배달문제였다.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기업소모성자재(MRO) 업체인 귀사의 자재 구매대행 사업에 있어 구매사들의 주요 클레임을 분석해보면 배송관련 클레임이 전체의 약 65%를 차지한다. MRO자재의 특성은 표준화되어 있지만, 거래 금액이 소액, 소량이고 아이템이 수십만종에 이르며, 거래빈도 또한 매우 많은 특성을 갖고 있다. 즉, 물류관리 배송관리가 핵심인 것이다. 더구나 고객만족도 조사를 해보면 배송만족도가 가장 낮으며 고객들로부터 걸려오는 전화의 약 72%정도가 배송관련 문의전화다.
공급업체 측면을 보면 영세하지만 경쟁력이 있는 우수한 업체를 개발하여 그들의 부족한 물류체계를 보완함으로서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지원이 가능하다. 또한 MRO구매 대행사는 긴급배송등에 대한 대응력을 높임으로서 실질적인 고객만족이 가능하고, 상품 유통 경로의 효율화, 상품 데이터베이스의 표준화가 용이하고, 전국적인 MRO자재 시장의 흐름을 한눈에 파악 할 수 있는 노하우 축적 등이 가능할 뿐 아니라 거래의 공정성 확보에도 큰 힘이 된다 할 수 있겠다.
결국 e마켓들은 물류체계 구축을 서둘러야 된다. 그것이 자체물류든 아웃소싱이든 상관없다. 단 아웃소싱을 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물류에 대한 노하우가 조직내에 축적되어 아웃소싱 자체를 잘 관리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미국의 델컴퓨터는 컴퓨터 공급회사인가, 물류회사일까?’ 명확한 대답은 ‘아니다’이다.
델컴퓨터는 물류회사이고 운송회사다. 델컴퓨터를 통해 어느정도 물류 중요성의 본질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공급사의 몫" <김재하 파텍21 사장>
지난 2000년 1월 산업기자재 e마켓플레이스를 오픈한 후 투자자나 전문가들에게 e마켓의 사업모델을 설명할 기회가 수도 없이 많았다. 설명을 들은 후 이들에게 받은 공통적인 질문 가운데 하나는 바로 `물류`는 어떻게 해결 할 것인 가였다. 당시에는 e마켓플레이스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시장에서도 물류 자체가 이슈로 떠오를 때였으며 물류 전문회사들도 속속 설립되기도 했던 때라 상당한 관심을 갖고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그때 대답은 “e마켓에서 특히 중소기업이 거래에 많이 참여하고 있는 e마켓에서 물류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였다.
4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 문제에 대한 답변은 동일하다. 여타 전문 e마켓업체들도 동일한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 기업간 거래의 특성상 대부분의 제품은 공급자직배의 형태를 취할 수밖에 없으며, 대부분의 e마켓은 직접 판매보다는 거래 중개나 거래 지원을 중심으로 운영되기에 자체적으로 배송시스템이나 물류센터를 가져갈 계획은 없다는 것이다. 초기에 귀사도 전문 물류업체와 업무제휴를 맺고 물류를 지원하려 하였으나 실질적으로 물류업체에 배송을 요청할 건수가 그리 많지 않았으며, 고객사들도 이에 대한 요구가 거의 없었다.
e마켓에서 거래가 이루어지는 기계나 설비의 경우는 공급자가 직접 설치해주고 지원을 하여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부품 및 원자재의 경우도 한번에 수백, 수천개 이상을 한번에 구매하며 이 경우 배송 및 가격 등 모든 조건을 먼저 고려한 후 일정 기간 동안 고정적인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구매를 한다. 이러한 두 가지 경우 모두 거래중개 시스템인 e마켓이 배송까지 지원할 필요는 없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e마켓이 일부 물품이나마 자체 물류로서 처리하고자 한다면 물류센터 확보에 드는 비용, 차량 등에 대한 비용, 센터 및 배송에 필요한 인원, 물품 재고 비용 등 엄청난 비용이 발생하는 것에 비해 얻는 이익은 선 물품확보를 통한 약간의 가격 경쟁력 정도라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전문 e마켓플레이스의 경우 자체 물류시스템을 가져갈 필요가 없다고 본다. 오히려 고객사의 비즈니스 체계를 효과적으로 개선하여 e비즈니스로의 전환을 가속화하는 데 주력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전문 e마켓플레이스에서 물류 시스템은 지불 결재 등과 마찬가지로 고객 지원 인프라로서만 고려하는 것이 타당하며, 필요하다면 일부에 대해서 전문 물류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해결해 나가는 것이 가장 바람직 할 것으로 본다.
< momo@partec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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