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접촉식 무선 지불결제 서비스가 금융 및 유통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내년 개통예정인 서울시 신교통카드 시스템과 유통업계의 무선태그(RFID) 도입을 계기로 그동안 일부 분야에만 적용됐던 비접촉지불결제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국내 동향=지난 96년 서울시 시내버스 일부에서 충전식 교통카드를 도입하면서 시작된 비접촉식 지불결제는 지역간 호환이 이루어지지 않는 등 크고 작은 문제로 타 지불결제로 확산되지 못했다. 그러나 서울시 신교통카드 시스템은 최첨단 스마트카드 기반으로 설계돼 있다는 점에서 비접촉식 지불결제 서비스의 전 산업 분야 확대를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교통카드시스템은 교통카드에 전자화폐 기능이 추가되어 패스트푸드, 커피전문점 등 일반 소액결제 분야에서도 현금대신 활용할 수 있다.
국민은행과 LG텔레콤이 합작한 ‘뱅크온’이나 SK텔레콤의 ‘모네타’ 등 비접촉식 지불결제도 서비스 제공회사들의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에 힘입어 각광받고 있다. 이와 함께 이마트 등 유통업계에서도 비접촉식 지불결제 서비스 도입을 서두르고 있어 시장활성화가 기대되고 있다.
◇해외동향=정유회사인 엑슨모빌에서 제공하는 ‘스피드패스’의 경우 적용 범위가 가맹점과 주유소를 넘어 맥도널드 등 패스트푸드점과 스톱앤숍 등 수퍼마켓 체인점 등으로 확대되고 있고 이용자 숫자도 600만명에 이르고 있다. ‘스피드패스’는 고객들이 주유소에서 주유를 할때 좀더 빠르고 편리하게 결제할 수 있도록 개발한 비접촉식 지급결제서비스다.
홍콩의 ‘옥토퍼스’는 대중교통수단에서 이용할 수 있는 비접촉식 전자화폐로 출발했으나 현재는 주차장 편의점 카페 공중전화 등 210개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이용영역이 확장됐다. 현재까지 약 967만장이 발급됬으며 하루 평균 746만건 가량이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동향=비접촉식 무선 기술로는 RF·적외선·블루투스 등이 있으나 RF방식이 가장 앞서가고 있다. RF방식은 카드 등을 삽입하는 시간이 필요없어 빠른 처리가 가능하고 전파를 이용하기 때문에 전파의 전달범위 안에만 들어오면 방향성 없이 인식할 수 있어 바코드나 적외선과 같이 인위적으로 리더기에 바로 댈 필요가 없어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유리 가죽 종이 등 비금속 재료를 통과할 수 있어 가방에 넣은 상태나 포장된 상태로도 ID를 인식할 수 있고 동시에 여러 개의 태그를 인식할 수 있어 지불결제 서비스는 물론 물류, 공정·재고·주차장 관리, 도난방지 등에 많이 이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전망=한 은행 관계자는 “비접촉식 지불결제서비스가 본격화되면 천편일률적인 명함크기 카드에서 휴대폰 내장·열쇠고리·손목시계형 등 다양한 형태변화가 가능해 응용시장이 무궁무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비접촉 지불결제서비스의 확산은 그동안 부진했던 전자화폐의 활성화를 앞당길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서울시 신교통시스템을 시작으로 공동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어 대중교통, 고속도로 통행료, 민원서비스, 자판기 등을 중심으로 비접촉식 전자화폐 서비스가 활성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