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어닝 시즌을 앞두고 미국 증시가 고용 지표에 따라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각종 경제 지표가 확연히 개선되고 있지만 고용 지표가 좋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대두되면서 한동안 조정을 거치는가 싶더니 지난주말에는 고용 지표가 크게 개선됐다며 지수가 껑충 뛰었다. 지난달 8개월만에 처음으로 비농업분야 일자리수가 증가했고 실업률도 전월과 비슷한 6.1%를 기록했다는 발표가 나오며 냉기가 돌던 증시에 다시 온기가 퍼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번 일자리수 증가가 서비스업, 특히 임시 고용직의 증가에 따른 것이라는 한계가 있지만 투자자들은 임시 고용의 증가가 신규 일자리수 증가를 예고하는 지표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또한 고용 시장의 선행 지표인 주간 실업수당 신청건수가 7∼8월 이후 평균 40만건선에서 안정세를 보인 것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졌다. 기업들의 감원 계획수 역시 지난달에 전월 대비 4.3% 감소한 것으로 알려지며 기업의 인력 구조조정이 어느 정도 일단락된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그렇다면 과연 미국 경제는 ‘고용 없는 경기 회복’의 함정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인가. 하지만 여전히 월가의 시각은 유보적이다. 이와 관련 미국 블룸버그는 “아직 고용 없는 경기 회복은 끝나지 않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대우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미국 노동 시장의 점진적 회복이 가시화되면서 4분기 감세 조치 이후 소비 활동의 또 다른 모멘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미국의 고용 상황 변동이 구조적인 요인에 기인하고 있기 때문에 고용 회복 속도는 더디게 나타날 수 밖에 없다”는 단서를 달았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