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올림픽 `WCG` 현장을 가다](5/끝)미국

 미국을 빼놓고는 전세계 게임산업을 얘기할 수 없다. 전세계 게임시장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막강한 시장 파워를 자랑하고 있기 때문이다.(2003년 게임백서)

 더욱 놀라운 사실은 미국 게임산업은 지난해 100억달러 이상의 시장으로 성장, 단일 콘텐츠 산업으로 100년의 역사와 위용을 자랑하고 있는 영화 시장 규모를 넘어섰다는 점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이 발표한 한 조사에 따르면 TV 보려는 사람의 2배, 영화를 빌려보려는 사람의 3배 가량이 비디오 게임을 즐긴다.

 이처럼 미국 대중 문화의 거대한 한 축이 되고 있는 미국 게임 시장의 성장은 전세계 게임 시장 확대를 예고하는 지표요, 실질적인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단적인 예가 세계 최대 IT 기업인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가 2001년 비디오 게임기 X박스를 출시하며 게임시장에 뛰어든 것이다. MS의 시장 진출로 소니, 닌텐도 등 비디오게임기 업체의 불꽃튀는 마케팅 경쟁은 게임시장을 확대하는 결과를 낳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각종 게임리그와 게임TV도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오고 있다. 특히 줄줄이 도산 위기에 처한 복합영화 상영관 ‘멀티플렉스’가 낮에는 게임리그, 밤에는영화 관람 형태로 운영되는가 하면 CPL 등 상당한 규모의 게임리그도 속속 개최되고 있다.

 사실 미국은 매년 WCG 대회에 참가했지만 그다지 좋은 성적은 내지 못했다. 미국 시장의 70% 이상이 비디오게임인데 반해 그동안 WCG 종목은 모두 PC게임이어서 우리나라와 러시아, 유럽 등에 메달을 내줘야했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올해부터 비디오게임기 X박스용 게임 ‘헤일로’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돼 미국 게이머들의 활약이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미 청소년들 사이에서 PC 활용도가 급속히 높아지고 있는 추세여서 PC게임 종목에서도 미국이 위협적인 기량을 뽐낼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러한 게임산업 열기를 반영하듯 미국 샌프란시스코시는 게임올림픽을 표방한 WCG 유치하기 위해 적극적인 활동을 벌였고 내년도 제 4회 대회 개최를 확정지었다. 이에 따라 4회 대회는 우리나라가 아닌 국외에서 개최되는 첫번째 WCG이라는 점에서, 세계 최강의 게임산업 군단과 시장을 자랑하고 있는 미국에서 열린다는 점에서 대단한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게 됐다.

 정흥섭 ICM 사장은 “인텔, 야후, HP 등 IT산업의 메카인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WCG 는 젊은이들의 도전정신과 디지털엔터테인먼트 문화의 창달 등 WCG 이상을 드높여 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국가대표 선발전 이모저모

 WCG2003 미국 국가대표 선발전은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미국 전역 무려 20여 개 주요 도시를 순회하며 펼쳐졌다. 예선전에 참여한 게이머 수도 줄잡아 140만명에 달했다. 미국에서 저마다 내로라하는 실력을 자랑하는 참가자 중 치열한 경쟁 속에서 1차로 선발된 불과 300명.

 이들이 참가한 국가 대표 최종 선발전은 지난 8월 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에 소재한 대규모 오락센터인 어바인 스펙트럼에서 열렸다.

 쇼핑센터의 야외 주차장에 대형 텐트와 100 여대의 PC를 설치됐으며 행사 양일간 2만명의 관람객이 몰려와 성황을 이뤘다. 대전이 길어져 예정보다 길어져 5시간이나 연장된 대회에서도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관람하는 사람도 다수였다.

 미국은 워낙 CPL, 사이버X게임 등의 게임리그를 통해 카운트스트라이크 종목에 많은 강자들이 있다. 이번 WCG 2003 미국국가대표 선발전에서도 카운트스트라이크 대전은 다른 종목 경기보다 더욱 팽팽한 긴장감 속에 흥미 진진하게 진행되었다. 결국에는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3D’팀이 관객들의 뜨거운 환호를 받으며 미국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이밖에 WCG2003 대회가 열리는 한국행 티켓을 거머쥔 사람은 17명.

 미국 기대종목 중 하나인 X박스의 게임 ‘헤일로’의 국가 대표로 선발된 매트 레토군은 “비디오 게임 강대국인 미국의 자존심과 명예를 회복하겠다”며 “그동안 소니, 닌텐도, MS 등 3개사의 비디오 게임기를 보유하면서 길러온 게임 마니아의 저력을 보여 주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