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아키텍처(IA) 서버의 재고가 적정 수준을 넘어 섰다는 분석이 대두되고 있다.
주요 IA서버 업체들이 3분기 실적을 가집계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대부분 업체들은 전분기 대비 최소 10%에서 많게는 100%까지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HP와 시장 점유율을 한자리수로 좁히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LG IBM은 서버 사업을 시작한 이래 사상 처음으로 판매 대수가 3000대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한국델컴퓨터는 2분기 대비 100% 성장한 1400여대를 판매했다는 수치를 내놓고 있다. 한국HP 역시 2분기에 비해 10% 가량 성장한 4800대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했다.
다만 한국후지쯔는 2분기 실적과 거의 비슷한 1098대, 유니와이드테크놀로지는 2분기 보다 100여대 줄어든 1300여대를 판매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이처럼 공급 업체들의 판매 수량을 기준으로 한다면 3분기 IA 시장 규모는 1만1648대 규모로 2분기(1만17대)에 비해 16% 정도 늘어 난 셈이 된다.
하지만 실제 서버 유통시장의 반응은 다르다. 3분기까지 경기 침체가 이어진데다가 대규모 프로젝트가 없어 3분기에는 시장이 오히려 감소했을 것이란 지적이다.
공급 업체 당사자들도 시장 성장에 대해선 고개를 젓는다. 지난 9월 클러스터 프로젝트를 수주한 LG IBM이나 대형포털에 대규모 서버를 공급한 한국델컴퓨터 등 주목할만한 프로젝트에서 실적을 올린 사례가 있긴 하지만 모두들 전체 시장 성장에 대해선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일부에선 다국적기업들이 국내 화이트박스 업체 시장을 뺏어온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지만 설득력이 낮다. 인텔코리아측의 자료에 따르면 디지털헨지·나노베이테크놀로지 등 화이트박스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주요 국내 기업들의 3분기 판매 실적은 지난 2분기 수준인 2800여대로 집계돼 감소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이유로 기업들은 밀어내기 정도가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것 아니냐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실제 유닉스 서버와 달리 최종 수요처에 공급되지 않고, 채널들이 구입하면 판매실적으로 잡히는 유통 관행을 고려할 때 과도한 밀어내기로 인해 시장에 다량의 재고가 쌓여있을 가능성은 매우 높다.
국내 다국적IT기업의 IA서버 총판을 맡고 있는 A사 관계자는 “3분기 재고량이 과거 평균 분기 재고량보다 10% 이상 늘어난 것으로 파악되고, 다른 업체도 별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주요 다국적 IT 기업간 시장 점유율 싸움이 심해지면서 밀어내기로 인한 시장의 적정 재고가 위험수에 달했다는 적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
밀어내기 따른 재고 증가 가능성 제기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주요 IA서버 업체 분기별 판매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