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 대표단체 설립 `삐걱`

ASIC 임총서 `확대개편안`반발로 무산

 시스템온칩(SoC) 산업계를 대표할 ‘IT SoC산업진흥협회(가칭)’ 설립을 놓고 반도체 설계 벤처기업들간 내홍이 일고 있다.

 ASIC설계사협회(ADA)는 8일 임시총회를 갖고 반도체 설계회사로만 구성됐던 협회를 SoC산업과 관련된 종합 반도체업체, 시스템 및 모듈업체, 테스팅 및 패키징업체 등을 대상으로 확대하는 협회개편안을 통과시킬 계획이었으나 참가 회원사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이날 총회에는 총 85개 회원사중 50개사가 참가, 과반수 참석의 정족수를 채웠으나 일부 참가 회원사들이 취지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불명확하다며 반발, 표결이 이뤄지지 못했다. 이에따라 협회는 오는 10일 임시총회를 재소집, 설명회를 겸한 표결을 다시 시도할 예정이다.

 ADA는 현재 주문형반도체(ASIC) 및 디자인하우스만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으나 삼성전자·하이닉스반도체·동부아남반도체 등 국내 SoC 관련 대기업과 SoC 패키징 및 테스트업체들이 들어올 수 있도록 정관을 변경하는 한편, SoC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대표 단체로 바꿔 내달께 재출범시킨다는 계획이었다. 또 이를 바탕으로 정부가 추진하는 9대 신성장동력사업인 SoC 분야에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 공동 개발 등을 추진한다는 복안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이같은 사안이 추진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상당수의 반발이 예고되고 있었다. 특히 새 협회가 반도체업체들의 기존 협회인 한국반도체산업협회 회원사들을 상당수 영입할 것으로 알려져 중복 가입 및 위상 문제 등으로 마찰이 예상돼왔다. 또 새롭게 출범할 협회는 기존 ADA를 기반으로 정관 변경 등을 통해 정보통신부 산하의 사단법인으로 등록할 예정이어서 반도체산업을 주관해왔던 산업자원부와도 불협화음이 우려된다.

 이 자리에 참석한 반도체설계업체 사장은 “협회가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하지 않은 채 협회의 위상과 정관을 변경하려 한다”며 “배경과 목적을 회원사에게 분명히 해달라”고 반발했다. 또 한 회원사 사장은 “협회의 성격을 바꿔 어떤 실익이 있을지 정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경거망동했다가는 오히려 애써 일궈놓은 성과를 놓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협회 집행부측은 이같은 지적을 반영해 오는 10일에는 정통부 관계자 등을 초청해 향후 SoC산업 육성 방향 및 협회와의 관계 등을 설명하는 자리를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협회 관계자는 “중소 설계업체들만으로는 급변하는 SoC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할 수 없고 관련업계를 아우를 수도 없다는 판단을 회원사들도 하고 있다”며 “사전 설명이 부족했을 뿐 10일 총회에서는 이 안이 통과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