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B 2차 업종 시범사업이 3차년도에 들어서면서 거래의 터전이 될 e마켓플레이스들이 잇따라 개설되고 있다. 현재 9개의 2차 업종 가운데 생물 분야를 제외한 8개 업종이 e마켓을 개설하고 시범 또는 본 서비스에 나서고 있다.
주관부처인 산자부는 인프라 구축에 초점을 맞춘 1차업종과 달리 2차업종부터는 e마켓을 통해 실거래가 이뤄지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산자부는 실제 2차업종 시범사업 주관사들과의 3차년도 협약에 들어가면서 ‘기존 오프라인 거래의 10%는 e마켓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해달라’는 다소 버거운 조건을 내걸고 있다.
그러나 시업초기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e마켓플레이스를 통한 거래실적은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다 이뤄지는 거래도 대부분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이뤄지고 있다. B2B 2차 업종의 e마켓플레이스 활성화를 위한 몇가지 고려사항들을 알아본다.
◇e마켓 개설 자체가 거래성사는 아니다=e마켓을 오픈하면 거래는 자연스럽게 뒤따를 것으로 보는 견해가 적지 않다. 실제 2차 업종 주관사의 한 관계자는 “업종 선두 기업들이 대부분 시범사업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다”며 “이들을 설득하면 온라인 거래는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런 막연한 기대감은 버려야 한다. 연세대 정보대학원 이준기 교수는 “최근 미국에서는 ‘B2B e마켓 모델은 실패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며 “e마켓 업체들이 쉽게 접근했다가는 수차례 나온 실패사례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고객사가 e마켓을 직접 찾도록 하라=전문가들은 e마켓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가장 큰 과제로 고객사들이 e마켓을 자주 찾도록 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또 이를 위해서는 단순 마케팅이 아닌 직접적인 혜택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e비즈니스 컨설팅 업체인 나라e비즈니스의 지계문 대표는 “산업동향 등 콘텐츠 제공은 물론이고 공동구매 및 판매, 경매, 구매대행, 수출대행 등 고객사에게 메리트를 줄 수 있는 것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객사들이 믿고 거래할 수 있도록 신용을 쌓는 일에도 관심을 보여야 한다. 이준기 교수는 “오프라인 거래는 수년에서 수십년 동안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이뤄진다”며 “이를 온라인 거래로 옮기기 위해서는 고객사들이 충분히 믿고 거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순 모방은 위험=성공한 e마켓을 벤치마킹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긴 하지만 무조건적인 모방은 위험하다. 지난 90년대 말 설립됐던 e마켓 가운데 확실한 방향정립없이 선발업체의 모델만 쫓다가 실패한 사례가 여럿 있다. 기업소모성자재(MRO) e마켓업체인 아이마켓코리아의 현만영 대표는 “성공한 모델을 벤치마킹할때는 그에 맞는 거래규모, 자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각 산업별 특성에 맞는 모델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도 뛰어라=2차 업종의 경우 고객 대부분이 수출을 희망하는 중소기업들이라는 점에서 e마켓이 수출창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도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또 업종별 시범사업 컨소시엄 참여사들이 타 업종의 e마켓을 적극 이용하도록 정부차원의 지원도 요구된다고 주문한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고객사 혜택ㆍ산업별 모델 찾아야 활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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