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동 테크노마트 홍보위원장(49)은 총상우회 임원 가운데 가장 바쁜 사람 중 한 명이다. 경기 불황으로 상가가 썰렁해지면서 상권 활성화를 기치로 동분서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맡은 홍보위원장이라는 직책이 지금 만큼 부담스러운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지금과 같은 불황은 처음입니다. 경기 기복을 감안하더라도 올 하반기 경에는 수요가 살아날 줄 알았는데 지난해 이후 전혀 변화가 없습니다. 전자상가 방문 고객은 PC와 디지털 가전 수요를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인데 걱정입니다.”
8층 상우회장을 겸하고 있는 그는 피부로 느낄 정도로 매장을 찾는 고객이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월 매출도 근근이 직원 월급을 줄 정도라고 하소연했다. 한 때 호황 업종으로 꼽혔던 8층 컴퓨터 상가에서도 소리소문 없이 문을 닫는 업체가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70∼80년대의 수출 역군이었던 대기업 상사 출신이다. 선경에 입사해 일본에서만 15년 가까이 근무했다. 97년 테크노마트에 지오인터미디어를 설립하면서 자영업에 뛰어들었다.
“40대 중반에 개인 사업을 시작했지만 후회한 적은 없습니다. 오히려 나 홀로 매장을 운영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물론 대기업 경험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 위원장은 테크노마트는 지금이 위기라고 단언했다. “출범 당시만 해도 테크노마트는 현대식 집단 상가로는 유일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비슷한 전문몰이 잇따라 들어서고 인터넷으로 가격이 공개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그는 “위기가 곧 기회”라며 “테크노마트를 용산에 버금가는 전자 유통의 메카로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