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삼성전자·TI 등 주요 반도체 업체들의 3분기 실적발표가 이달 중순으로 다가온 가운데 IT수요회복에 따른 재고 감소와 판매가 인상 등에 힘입어 전년대비 20% 이상의 뚜렷한 상승세가 예상된다.
반도체 업체들의 3분기 실적은 지난 2000년 이후 하락세를 보여왔던 반도체 시장이 본격적으로 회복되고 있다는 전망을 입증하는 첫 성적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9일 관련업계와 증시분석가들에 따르면 세계 주요 반도체 업체들의 3분기 실적이 전분기 대비 10%이상, 전년 동기보다는 20%에 육박하는 상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 시장회복에 대한 낙관적 기대를 높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LCD를 제외한 반도체 매출이 2조2600억원에 머물렀지만 3분기에는 낸드형 플래시메모리의 가격 인상, 노키아·HP 등 신규 고객 확보에 힘입어 15∼25% 정도 향상될 것으로 추정된다. 동양증권·CSFB·대우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을 10조9000억원에서 12조3000억원 사이로 예상했다. 평균적으로 삼성 반도체의 매출 비중이 전체의 23∼25%대임을 감안한다면 3조원에 육박하는 실적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14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인텔은 주당 23센트의 순익과 77억달러의 매출을 보일 것이라고 메릴린치가 예상했다. 이에 앞서 인텔은 지난 8월 3분기 예상매출을 당초의 69억∼75억달러에서 73억∼78억달러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크레이그 배럿 인텔 CEO도 당시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완전한 회복세라고는 장담하지 못하지만 개학 등 계절적 수요가 여느 해보다 강하게 나타나고 있고 IT인프라 투자도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고 밝혔다. 인텔은 지난해 3분기에는 주당 11센트의 순익과 65억달러의 매출밖에 거두지 못했다. 메릴린치는 4분기에도 인텔의 실적 호전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휴대폰용 반도체 생산비중이 높은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도 3분기에 주당 9센트의 순익과 24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달초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만난 톰 엔지버스 TI 회장은 “반도체 시장은 이미 휴대폰과 디지털가전 등 컨슈머 제품을 중심으로 회복되기 시작했다”면서 “TI도 지난 6월부터 실적이 본격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낙관했다.
하이닉스반도체는 지난 2분기에는 258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3분기에는 710억원 수준으로 크게 줄어든 것으로 분석되고 있으며 D램 고정거래가격 상승추이가 현 수준을 유지한다면 4분기에는 1000억원대의 이익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외에도 AMD는 플래시메모리의 판매호조로 매출액은 8억5860만달러로 늘었고 10분기째 적자행진을 거듭해온 마이크론도 최근 분기(6∼8월)에서는 손실폭을 주당 20센트(전년 동기 97센트)로 줄이고 매출은 8억885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9% 늘어났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